울산 발리의 새벽에 울려 퍼진 김준호 여동생 김미진의 웃음소리가 안방극장을 폭소케 했다. 개그맨 김준호마저 당황하게 할 정도의 알콜 기운이 맺힌 목소리는 대본 없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의 묘미를 한껏 살렸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울산 발리에서 휴양 여행을 즐기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멤버들은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의 조인성 오열 장면을 패러디했다. 멤버들은 잠자리 복불복으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우냐”는 말을 가장 먼저 끌어내는 게임을 했다.
특히 이번 게임에서 김준호가 큰 웃음을 안겼다. 김준호는 동생 김미진에 전화 걸어 눈물 연기를 펼친 것. 우는 시늉만 해도 걱정해줄 가족에게 전화를 건 김준호의 선택은 탁월해보였다. 하지만 김미진은 서초 인근이라고 밝히며 술자리 흥이 고스란히 묻어난 해맑은 목소리로 김준호의 연기혼을 박살내버렸다.
김미진은 “오빠야”라는 김준호 말에 “누구세요?”라고 다시 물었고, “미진아, 기억나?”라는 김준호의 연기에도 “누구세요. 준호야, 나 네 친동생이야”라고 말하며 그가 다른 여자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오해했다. 김준호는 다시 “나 울고 있어”라고 말했지만 김미진은 “준호야, 너 취했니? 술을 얼마나 먹은거야”라며 큰 목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이에 김준호가 “너 이 새벽에 뭐하고 돌아다니냐”고 버럭했다. 김미진은 “나 지금 ‘1박2일’ 촬영 중”이라는 김준호에게 “오빠 미안해. 내가 취했어. 어떡하지”라고 박장대소했다. 김준호는 “너 빨리 집에 들어가라”고 소리 질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준호는 연기에 실패해도 연기대상을 준다는 제작진 말에 ‘초록물고기’의 연기를 패러디하는 진지한 접근 방식을 보였지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여동생의 흥 넘치는 반응에 당황하는 모습으로 울산 발리의 새벽을 웃음으로 장식했다. 김미진은 앞서 김준호와 함께 각종 토크쇼에 출연, 빼어난 미모와 김준호 동생다운 입담으로 웃음을 안긴 바 있는데, 이번에도 그는 울산 발리 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량을 만들어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멤버들의 울산 발리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 보다는 누구와 함께 여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보여주며 미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큰 웃음을 선사했다. '1박2일' 발리 여행 편은 목욕탕에서 진행한 열탕 노래방을 성공시킨 후 냉탕에서 남방큰돌고래떼를 연출한 멤버들의 못 말리는 호흡, 마사지 침대 위아래에서 스피드 퀴즈를 진행하며 고통을 참는 모습 등 소소한 여행 속 김주혁 김준호 차태현 김종민 데프콘 정준영 등 멤버들의 엉뚱한 매력과 제작진의 센스가 또 한 번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jykwon@osen.co.kr
‘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