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승자는 없다. 승자의 웃음과 패자의 아쉬움은 돌고 돌기 마련. '복면가왕'도 그렇다. 새로운 가왕이 탄생했다. 9대 가왕의 주인공은 고추 아가씨. 8대 가왕 퉁키가 아쉽게 패했지만 그를 비롯한 4명의 복면 가수들 덕분에 한여름의 무더위를 잠시나마 식힐 수 있었다. 세간의 화제를 한 몸에 모았던 클레오파트라에 이어 등장한 퉁키마저 떠나고 이제는 고추아가씨의 '복면가왕'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은 8대가왕 노래왕 퉁키와 4명의 복면가수들의 준결승이 펼쳐졌다. 이날 퉁키가 한 표 차이로 패해 고추 아가씨가 9대 가왕으로 올랐다.
2라운드 첫 번째 무대는 인생 직진 신호등. 앞서 따끈따끈 떡 사세요(김민희)를 이긴 바 있다. 조용필의 '모나리자'를 선곡한 그는 시원시원한 록 창법과 알아듣기 쉬운 완벽한 발음으로 귓가를 자극했다. 로큰롤의 정신을 보여준 화끈한 무대였다. 이에 맞서 마실 나온 솜사탕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녀는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를 부르며 깊어진 감성을 자랑했다. 숨소리마저 한마디 노래로 들렸을 정도. 판정단의 투표 결과, 솜사탕이 57대 42로 신호등을 꺾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 두 번째 무대는 고추 아가씨와 웃는 얼굴에 수박씨의 대결이었다. 두 사람은 앞서 각각 달콤 살벌 아이스크림(배수정)와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김영호)를 이긴 바 있다.
고추아가씨는 이날 김건모의 '사랑이 떠나가네'를 선곡했다. 감정은 훌륭했고, 통쾌한 창법으로 자신의 가창력을 여과 없이 자랑했다.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를 부른 수박씨는 첫 마디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풍부한 성량과 차분한 목소리로 가사 전달력을 높였다. 판정단의 투표 결과, 고추아가씨가 수박씨를 7표 차이로 승리했다. 수박씨는 소름 돋는 가창력을 지닌 노을의 강균성으로 밝혀졌다. 강균성은 이번이 두 번째 출연이지만 편견을 깨기 위해 다시 나왔다며 "언제든 다시 출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왕 도전자가 결정되는 3라운드에는 솜사탕과 고추아가씨가 노래 대결을 펼쳤다. 먼저 솜사탕은 장혜진의 '1994년 어느 늦은 밤'을 부르며 참고 있던 애절한 감정을 터뜨렸다. 이어 고추아가씨는 가녀린 몸매로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를 부르며 뜨거운 열정과 가창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솜사탕이 3표 차이로 패해 얼굴을 공개했고, 그는 그룹 다비치의 강민경으로 밝혀졌다.
결국 고추아가씨가 8대 가왕 노래왕 퉁키와 한무대에 섰다. 퉁키는 이날 'I'believe'를 부르며 노래 야신다운 가창력을 뽐냈다. 판정단의 투표 결과, 한 표차이로 고추 아가씨가 퉁키를 이겼다.노래왕 퉁키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랐던 이정은 1표 차이로 패해 복면을 벗은 것이다.
얼굴을 공개한 이정은 "4주 동안 (퉁키로 살아서)정말 행복했다"며 "제가 클레오파트라를 이겼다는 게 믿기지 않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복면가왕은 복면을 쓴 가수가 편견 없이 노래 경연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일욜일 오후 4시 50분 방송./ purplish@osen.co.kr
'복면가왕'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