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랑은 ‘섹시’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여배우였고 그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섹시’다. 매끈한 각선미, 글래머러스한 몸매, 관능적인 외모가 김사랑의 매력이었다. 그리고 출연 드라마 속 모습을 봐도 뇌쇄적이었다.
섹시미의 정점은 찍은 작품은 ‘시크릿 가든’이었다. 김사랑은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거나 타월을 걸친 채 사우나에 앉아 다리라인을 자랑하고 욕조에서 거품 목욕을 하며 어깨를 노출하는 등 거의 대부분 섹시한 면을 돋보이게 했다.
그리고 ‘시크릿 가든’이 끝난 후 한 동안 김사랑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김사랑의 공백기는 4년이었다. 배우에게 오랜 공백은 치명적이다. 공백이 긴 데는 이유가 있었다. 섹시 이미지를 벗고 싶었던 것. 데뷔 16년차 배우이기 때문에 ‘변화’는 필요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김사랑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 출연 제안을 받았다. 제목만 들어도 섹시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이 김사랑이 ‘사랑하는 은동아’를 선택한 이유다. 김사랑의 선택은 탁월했고 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 ‘사랑하는 은동아’가 끝났는데 소감이 어떤지?
▲ 너무 아쉽다. 은동이로 사랑을 많이 받아서 좀 더 은동이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젠 주변에서 섹시한 이미지가 어색하다고 하더라. 지금이 훨씬 좋아 보이고 내가 평소 화려하게 입고 다니지 않는데 나의 모습과 같다고 했다. 그리고 한 번은 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원장님이 그날따라 살살해 주더라. 그때가 15회쯤이었는데 은동이는 더 이상 아프면 안 될 것 같다면서 마사지를 살살해줬다. 주변 사람들도 나를 보면 은동이라는 이름이 먼저 나온다고 했다. 친구들도 나한테 연락할 때 ‘은동아 뭐하냐’고 하고 당분간은 은동아로 불리고 싶다.
- 평소에는 어떻게 입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지? 그리고 드라마에서 아이 엄마인데 너무 예쁘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 절대 ‘시크릿 가든’의 윤슬 스타일은 아니다. 몸을 불편하게 하는 걸 싫어해서 평소에는 미니스커트에 셔츠, 슬리퍼, 굽 높지 않은 구두나 운동화를 신는다. 드라마에서도 수수하게 입었다. 그리고 카메라 감독님이 예쁘게 잘 찍어줬다. 조명 감독님과 카메라 감독님께 감사하다.
- 그간 섹시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배우로서 섹시한 이미지도 좋은 거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너무 그쪽으로만 집중돼서 섹시하게만 끝나지 않는 캐릭터라면 내가 잘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이번 ‘사랑하는 은동아’ 연기 변신에 대해 만족하는지?
▲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내 연기를 좋게 본 분들도 있고 부족하게 본 분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다시 해도 그렇게 못할 것 같다. ‘사랑하는 은동아’를 시작할 때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이었고 감독님도 ‘네가 후회가 안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회는 없다.
- ‘후회를 남기지 말자’라는 생각 때문에 연기하는 게 부담되고 쉽지 않았을 텐데?
▲ ‘사랑하는 은동아’ 속 상황이 극단적이라 경험해볼 수 없는 스토리를 연기하느라고 살이 3.5kg이 빠졌다. 내가 1kg 빠지기가 힘든 몸인데 그 정도 빠졌다. 마음고생이 많았다. 어떤 감정으로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극 중 주변사람들이 다 나를 속였고 10년이 없어졌고 기억이 돌아왔는데 첫사랑은 톱스타가 됐다. 그리고 기억이 돌아온 게 한 번에 100% 회복된 게 아니라 기억이 돌아오는 시점이 달랐다. 그래서 7회를 찍을 때 1회부터 7회까지 다시 대본을 읽고 기억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했다. 하나도 놓치고 싶지 다시 읽고 열심히 했다. 정말 애정을 쏟아서 노력했고 내 고민과 노력, 마음이 은동이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은호와 1년 뒤 재회한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은호와 은동의 사랑이 이뤄지지만 강한 임팩트의 스토리로 결론이 나거나 누구 한 명이 죽더라도 인연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 필요했다. 은호가 ‘이제는 네가 나 찾아’라는 그 대사가 와 닿았다. 담담하게 1년 뒤에 만나서 ‘내가 오빠 찾았다’고 하고 그것도 어렸을 때 10대때 약속한 장소에서 마무리한 게 좋았다. 시청자들도 해피엔딩을 원했고 시청자들의 바람이 결말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 ‘사랑하는 은동아’는 자신에게 어떤 작품인지?
▲ 지금은 남자친구 없는데 ‘사랑하는 은동아’를 하면서 연애세포가 살아난 것 같다. 나는 이상형이 순수하면서 지혜로운 남자가 좋다. 외모까지 바란다면 그건 판타지다.(웃음) 이상형은 외국 배우 중에서는 니콜라스 홀트다. ‘웜바디스’를 봤는데 달콤해서 좋았다. 좀비 보고 두근거리긴 처음이다.
-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은지?
▲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받은 에너지가 또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멜로라 한 번쯤 또 해보고 싶다. ‘노팅힐’을 정말 좋아하고 ‘첨밀밀’, ‘원데이’, ‘노트북’, ‘러브 어페어’ 등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러브스토리를 해보고 싶다./kangs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