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랑 “‘사랑하는 은동아’, 제 대표작 됐죠”[인터뷰②]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8.03 08: 00

요즘 사람들에게 ‘배우 김사랑 대표작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사랑하는 은동아’라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올 듯하다. 사실 그 전까지 김사랑의 대표작이 한 번에 생각나지 않았다. 데뷔 16년차 배우로서는 속상한 상황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김사랑이 ‘사랑하는 은동아’에 출연하고 나서는 달라졌다. 누구라도 ‘사랑하는 은동아’가 김사랑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사랑은 공백이 무색할 만큼 섬세하고 입체적인 연기를 펼쳤고 ‘재발견’, ‘재평가’를 이뤄냈다. 김사랑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사랑하는 은동아’를 대표작으로 올렸다.
무엇보다 김사랑은 그간 섹시한 이미지가 강한 여배우였지만 ‘사랑하는 은동아’에 출연하고 나서는 대중과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졌다. 그동안 남성들에게 크게 주목받았던 그가 이젠 주부들에게도 친근한 배우가 됐다.

- ‘사랑하는 은동아’가 대표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 다들 그렇게 말씀하더라. 너무 좋다. 내가 하고 싶었던 캐릭터였고 내가 원하는 장르였는데 좋게 평가해주니까 감사하다.
- 복귀하는데 4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유가 뭔지?
▲ 그동안 화려한 도시녀 캐릭터를 많이 맡아 연기했는데 그런 캐릭터가 지겨웠다. 스스로가 지쳐있었고 그런 와중에 비슷한 캐릭터의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 지친 상태에서 생각을 하다 시간이 흘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다 보니 연기를 그만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자로서 바라는 것이 있지만 연기자이기 때문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어야 연기할 수 있는 입장이니까. 결심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랑하는 은동아’ 대본을 받았는데 제목에서 감성적인 느낌이 왔다. 이태곤 감독님을 뵀는데 어려워서 못할 것 같다고했다. 내가 하기에 버거운 역할이었다. 극 중 은동이가 한 아이의 엄마인데 아이를 낳아본 경험도 없고 기억도 잃고 주변에서 괴롭히는 상황의 은동이를 어떻게 연기해야 될지 몰랐는데 백미경 작가님과 감독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용기내서 했는데 안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웃음)
- 그렇게 결심하고 출연한 ‘사랑하는 은동아’를 마친 소감은?
▲ 나는 타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피해를 주고 그렇다고 그 반대의 스타일도 아닌데 지쳐있었고 활력이 되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이 작품을 하고 지금 든 생각은 연기자라는 걸 계속 해야 하는구나. 시청자들에게 허락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든 생각은 작품을 쉬고 싶지 않았다. 이전에는 작품하고 나면 한동안 하기 싫었는데 이제는 절대 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 이왕 이렇게 다시 발 들이게 된 거 더 열심히 하고 싶고 작품 욕심이 난다.
- ‘사랑하는 은동아’는 어떤 작품인지?
▲ ‘사랑하는 은동아’는 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판타지와 멜로 등 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담고 있었다. 20년 동안 한 사람만을 사랑한 판타지이고 은동아 캐릭터도 판타지다. 그리고 내가 평소 좋아하는 장르가 멜로니까 한 번 쯤 또 해보고 싶다. 영화에서 러브 스토리를 연기해보고 싶다.
- 기사 댓글이나 커뮤니티 댓글들을 읽었는지?
▲ 네티즌 반응을 본 적 있다. 그런데 촬영 하면서 그런 걸 보면 유리멘탈이라서 하나의 반응에 확 말린다. 칭찬이든 안 좋은 말이든 시간이 지난 다음에 체크를 했다. 다음 날 촬영이 있는데 댓글에 빠져 있으면 안 된다. 좋은 반응만 있어도 부담된다.
- 주진모와 호흡은 어땠는지?
▲ 내가 생각했을 때는 연기가 아니라 지은호 캐릭터랑 똑같다. 평소에도 장난 많이 치고 나는 처음에 이목구비 뚜렷해서 강할 거라 생각했는데 내추럴한 스타일이더라.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8회까지는 서로 만나지 못하고 상상만으로 연기하고 만났을 때 연기톤을 걱정했는데 편안한 스타일이었다. 현장에서 재미있는 농담도 많이 하고 그래서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 아들로 나온 박민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 어린 아이가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잘했다. 잘하고 잘 따라줬다. 그리고 엄마로서의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극 중 아들이 아파서 침대 옆에 쓰러져 있는 걸 보고 가슴 아파하는 연기를 해야 했을 때 아이 친엄마에게 심정을 물어보고 연기했다. 말할 수 없는 심정이라고 했고 그 감정을 그대로 가슴에 담아서 연기했다.
- ‘사랑하는 은동아’ 후유증이 있나?
▲ 요즘 촬영하는 꿈을 꾼다. 촬영 때문에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났는데 꿈에서 졸린데 씻고 일어나는 꿈을 꾼다./kangs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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