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설은 '설'이었다. 걸그룹 원더걸스(예은, 선미, 혜림, 유빈)가 전매특허 복고 감성으로 '핫'하게 컴백했다. 여러모로 '리부트'라는 앨범명에 걸맞은 선택이고, 모험이었다.
혜림은 3일 오후 4시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컴백 쇼케이스에서 컴백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우선은 3년만에 돌아와서 기분이 되게 신기하고 새롭고, 밴드로 다시 나와서 너무 좋다"고 답했다.
이어 예은은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각자 맡은 악기를 너무 좋아하고 계속 해 나갈거라서 대중들에게 보여드릴 모습이 무궁무진하다"며 밴드 원더걸스로의 새 시작을 알렸다.
밴드로 변신한 원더걸스는 자신들의 최고 히트곡인 '텔미텔미'를 시작으로 신곡 '아이필유'까지 라이브로 연주했다. 기대하지 못한 수준급 연주 실력이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80년대풍의 사운드는 특유의 '복고 감성'을 느끼게 했다.
선미에 따르면 밴드 콘셉트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밴드 준비에 두려움이 컸다. 그나마 사라진 계기가 앨범 준비하며 처음으로 다들 앨범 전곡에 자기 이야기와 자기 감성을 풀어냈다. 그 과정이 너무 저희에게 만족스러웠고, 개개인이 성장한 느낌이 들더라"며 "이게 만약 대중들에게 낯설어 하신다해도 그래도 우리는 후회는 없다. 밴드 포맷이 일회성은 아닐거다"고 말했다.
원더걸스가 밴드로 컴백을 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이 선예와 소희는 그룹을 떠났고, 남은 멤버들은 해체설에 시달려야 했다. 예은은 "선예와 소희가 오늘도 문자를 했다"며 그룹에서는 빠졌지만 여전히 옛 멤버들이 함께 하고 있음을 알렸다.
또 유빈은 해체설에 대해 "기사로나 다른 분들이 많이 얘기하셨지만, 저희는 항상 저희끼리 넷이 살고, 선예나 소희나 항상 연락을 하고 살아서 체감으로 못 느꼈다. 그래서 많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공백기동안 우선 너무 드럼이 재밌어서 정말 드럼만 치고 살아서 TV도 거의 안 보고 지하에만 잇어서 작곡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앨범 만들려고 그런 공부도 하고, 나름대로 바쁘게 살았다. 악기도 배우며 보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원더걸스 밴드가 더욱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것은 원년멤버 선미의 합류 때문이었다. 선미는 "우선, 제가 거의 5년 만에 원더걸스로 다시 활동을 하게 됐는데, 그게 사실 아예 예상을 안 했던 것은 아니고 계획돼 있었다"고 원더걸스 합류가 애초 준비됐던 것임을 알렸다. 더불어 "솔로 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했는데, 다른 앨범들이랑 다르게 이번 앨범은 저희가 정말 서로 머리 쥐어뜯으면서 머리 맞대고 너무 고생해서 만든 앨범이다. 저희의 시작을 알릴 수 있어서 좋다. 지금 아직도 얼떨떨하다. 이렇게 인터뷰 하는 것도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덧붙이기도 했다.
원더걸스의 새 시작은 여러모로 뜨거웠다. 보통 9년차 아이돌그룹이라면 '한물 갔다'는 소리를 들을법도 한데, 밴드라는 콘셉트와 80년대 신스팝이라는 장르, 한층 더 섹시해진 멤버들의 비주얼이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타이틀곡을 제외한 전곡에 자신들의 생각과 감성을 쏟아부은 멤버들의 진심과 프로듀서 박진영이 톡톡 튀는 기획력이 이룬 '시너지'의 효과가 아닌가 한다.
한편 원더걸스는 이날 정오 정규 3집 앨범 '리부트(REBOOT)'의 음원을 공개했다. 타이틀곡 '아이필유'는 디스코와 복고 감성이 주가 된 곡으로 밴드로 변신한 원더걸스 멤버들의 색다른 면모를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리부트'는 원더걸스 멤버들이 타이틀곡을 제외한 전 수록 곡을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80년대 'freestyle', 'retro pop', 'retro dance', 'slow jam' 등 그녀들만의 스타일과 사운드로 재해석하며 과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트랙들로 담아냈다. /eujenej@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