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애의 연기 변신으로 방송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던 ‘미세스캅’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이미 여러 번 입증된 바 있는 그의 연기력은 물론이거니와, 수사물 특유의 긴장감과 쉴 틈 없이 펼쳐지는 사건들이 주는 재미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SBS 새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은 경찰로는 백점, 엄마로선 빵점. 정의롭고 뜨거운 심장을 가진 경찰 아줌마의 활약을 통해 대한민국 워킹맘의 위대함과 애환을 그린 드라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 ‘돈의 화신’, ‘샐러리맨 초한지’, ‘자이언트’ 등을 연출한 스타PD 유인식 감독과 ‘내게 거짓말을 해봐’, ‘해신’ 등을 쓴 황주하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지난 3일 방송된 1회에서는 연쇄강간살인사건 용의자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편, 형사과장 염상민(이기영 분)과의 갈등과 딸 하은에 대한 미안함으로 고민에 빠지는 영진(김희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딸에 대한 모성애와 수사에 대한 열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김희애의 감정선과 에피소드별로 펼쳐지는 빠른 전개가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었다.
영진은 동료들 모두 입을 모아 ‘잘났다’고 얘기할 만큼, 남다른 촉과 노련한 수사력을 가진 경찰이다. 이를 이용해 누구보다 정확하고 발 빠르게 범인을 찾으면서도, 수사 과정에서의 실수는 남 탓으로 돌리지 않고 겸허하게 인정하는 자세로 베테랑다운 카리스마를 뽐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진범 대신 가짜 범인을 기소하려는 형사과장과의 대립이다.
상민은 늦게나마 사건을 바로잡으려는 영진에게 “넌 잘났다. 잘났는데 싸가지도 없다. 싸가지도 없는데 똥고집까지 있다”라고 막말하며 사건에서 손을 뗄 것을 명령했다. 영진은 이에 굴하지 않고 “바로 잡지 않으면 저도 무슨 미친 짓 할지 모른다"며 협박에 가까운 당부를 남겼다. 그러나 극의 말미에는 다름 아닌 딸 하은에 대한 미안함으로 무너지며 사직서를 제출하는 영진의 모습이 담기며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이처럼 ‘미세스캅’ 첫 회는 과감한 이미지 변신에도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낸 김희애와 수사물이라는 장르 특성상 기본적으로 긴장감과 높은 몰입도를 갖춘 전개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특히 전작 JTBC ‘밀회’에서의 우아하고 고상한 여인은 온데간데없이, 거칠기 그지없는 여형사로 변신한 김희애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보는 재미를 느끼게 했다. 너무나 달라진 이미지 때문인지 다소 어색함은 있지만, 데뷔 33년차라는 경력에 걸맞은 캐릭터 소화력은 전혀 손색이 없었다.
에피소드별로 펼쳐지는 전개 또한 앞으로의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회에서는 염창동 강간살인사건이 주요 스토리로 다뤄졌고, 이후의 방송 역시 다양한 사건들로 꾸며지며 매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영진의 절친이자 상사인 종호 역의 김민종, 영진과 함께 수사를 펼칠 손호준과 이다희 또한 김희애와 함께 극의 이끌어나갈 멤버로서 그 활약이 기대되는 바이다. / jsy901104@osen.co.kr
‘미세스캅’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