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 꼰대 상사님들, 자기 개는 자기가 기릅시다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8.04 06: 53

중고차 딜러 일을 하기 위해 들어간 회사에서 개 돌보미가 된 남자의 상황은 안쓰러웠다. 고민을 토로하는 신입사원에게 “나도 겪었던 일이다, 나도 해봐서 안다”라고 답하는 상사의 모습에서 우리는 저마다 한 번쯤은 이런 말을 들어 봤던 경험을 떠올렸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중고차 딜러로 취직했지만 회사에서 상사들이 데려 온 개 8마리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는 신입사원이 고민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주인공은 아침에 상사의 집에 들러 개를 픽업해 출근하고, 회사에 출근해서는 개들 먹이 주고, 변 치우고, 산책까지 시키고 나면 오전 시간이 다 간다며 고민을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출근할 때 데리고 온 개들을 집까지 픽업해주는 것은 물론, 상사들은 개들이 회사에서 사고를 치면 무조건 주인공 탓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인공은 개들을 돌보느라 일에 집중할 수 없어 매일 집으로 돌아가 일을 하느라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황인데다 그로 인해 판매 실적도 저조하다는 얘기를 털어놓았다.

고민을 들은 상사들은 “사실 이게 왜 고민인지 잘 모르겠다”며 “자기 개는 자신이 책임을 지고 기르는 게 맞지 않느냐”는 MC의 말에 회사에 개 6마리를 데려온다는 한 상사는 “직장에서는 당연히 막내가 기르는 게 맞다”며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했다. 이어 현재 주인공처럼 신입일 때 개를 돌봤다는 상사는 오히려 주인공이 꾀를 부리고 있다며 비난했고, 또 다른 상사는 계약하러 온 손님이 변을 밟아 미끄러져 계약을 하지 않고 돌아간 일에 대해서도 주인공이 잘 치우기만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개를 돌보는 것은 당연히 신입사원의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개물림’이라는 회사의 전통을 내세우며 개를 돌보면서도 계약 성공률은 좋아야한다고 말하는 상사는 “저희도 다 겪어왔던 일이다”라는 말로 주인공의 고민을 신입사원의 멋모르는 투정으로 받아들였다. 이를 들은 치타는 결국 “그렇게 회사가 좋은 곳이냐. 아니면 그냥 그만둬라”라고 사이다 같은 발언을 해 보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 했다. 이어 쌈디 역시 두 달 만에 7kg가 빠졌다는 주인공의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위급 상황이라며 “평소에 맛있는 것도 좀 사 주시던가 페이를 더 챙겨 달라”고 말하며 주인공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주인공의 “개들 빼고는 다 좋다. 선배들이 계약도 잘 하시고 배울 점도 많아서 좋다. 그리고 개들이 있는 것도 좋지만 다 같이 분배해서 관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상사는 “산책 시킬 때 도와주겠다, 소변은 내가 치워주겠다”며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주인공의 고민에 100% 공감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잘못된 습관을 개선하려 하지 않고 전통이라는 이유로 아랫사람에게 그대로 답습시키는 상사들의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며 답답함을 안겼다.
한편 이날 ‘안녕하세요’에는 배우 이훈, 가수 김현정, 쌈디, 박재범, 치타가 출연했다. / nim0821@osen.co.kr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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