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해’ 서인국과 박보검의 케미가 빛을 발했다. 프로파일러와 살인 용의자 사이의 팽팽했던 긴장감은 사라지고 다정한 형과 무뚝뚝한 동생 사이의 형제애가 넘실거렸다. 이런 두 사람의 케미는 그 결말을 예상하게 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극본 권기영 연출 노상훈 김진원)에서는 이현(서인국 분)이 정선호(박보검 분)가 자신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조금씩 그에게 다가가며 형제애를 보여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날 방송에서 선호는 이현을 협박해 온 살인마에게 복부를 찔려 병원으로 실려 왔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살해 위협을 받아 누워 있는 선호를 바라보는 이현의 눈빛에는 절절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선호의 손을 잡은 채 병상을 지키다 잠들어버린 이현을 본 선호는 그런 이현의 얼굴에 손을 뻗었다가 이내 손을 거뒀다. 깨어난 이현의 괜찮냐는 물음에 “보면 모르냐”며 형을 향한 다정한 마음을 숨긴 채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20년 만에 친동생을 만난 이현은 선호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숨기지 않으며 이준호(최원영 분)와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선호를 다치게 한 살인마의 배후로 준호를 의심하고 있던 이현은 준호의 손에 난 상처에 대해 물었다. 준호는 조경 작업을 하느라 다쳤다며 하는 김에 이현네 집 잔디랑 나무도 손 봤다고 답했다. 이어 준호는 “이현 씨가 아주 오래 집을 비워뒀는데도 이현 씨 집 나무들이 아주 잘 자라 있었죠, 제가 키운다고 키웠거든요”라고 말하며 선호를 바라봤다. 이에 이현은 “제가 돌아왔으니 제 집 나무는 제가 돌봅니다”라고 답하며 그동안 준호의 손에 의해 길러진 선호를 이제부터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준호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어 이현은 자신이 내뱉은 말대로 선호를 보살폈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선호를 본 이현은 선호의 입 앞에 수저를 갖다 대며 “한 입만 더 먹자”고 졸랐다. 이에 선호는 치우라며 퉁명스럽게 대꾸했지만 결국 이현의 도움으로 식사를 마치고 함께 산책을 나섰다. 이현은 떨어져 있었던 세월의 간극을 좁히려는 듯 선호에게 밥은 어떻게 챙겨 먹었는지, 쉴 때는 뭘 했었는지를 물었다. 밥은 대충 사먹었다는 선호의 말에 이현은 “그럼 건강에 안 좋은데 이젠 내가 해줄게”라고 말했고, 이어 주로 혼자 있었다는 선호에게 “나도 그랬었다”고 말했다. 선호가 지금은 누가 옆에 있으니까 과거형이라고 말하자 이현은 “너도 과거형이야. 이젠 내가 있으니까”라며 선호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이현의 곁을 맴돌며 원망과 동시에 그리움을 함께 키워 온 선호가 가장 갈망하던 것은 바로 형의 사랑이었다. 가슴 아픈 과거를 공유했기에 서로에게 더 애틋해질 수밖에 없는 두 사람. 하지만 이미 수많은 살인을 저지른 선호이기에 마냥 행복해할 수 없는 관계가 안타깝다. 안타깝기에 더 애절한 두 사람의 케미는 앞으로 더 흥미진진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너를 기억해'는 천재 프로파일러 이현과 경찰대 출신 열혈 엘리트 수사관 차지안이 펼치는 수사 로맨스 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 nim0821@osen.co.kr
'너를 기억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