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힐링캠프’가 독해졌구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8.04 08: 55

‘힐링캠프’가 한층 독해졌다. MC들의 질문은 날이 섰고 거칠었다. 게스트가 마음의 빗장을 풀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예능 ‘힐링캠프’는 499명의 시청자들과 1인 MC 김제동과의 입담으로 개편 후 두 번째 오프닝이 꾸며졌다. MC 500명의 입씨름이 한창 진행된 가운데 한 남성은 가수 아이유가 게스트로 나오길 진심으로 바랐으나 가수 리쌍 개리가 등장했다. 시청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열렬한 호응을 보내며 개리를 격하게 환영했다.
개리는 이날 푸근한 미소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주 방송을 봤는데 조금 무섭더라. 떨리긴 하지만 한 번 잘 해보겠다. 끝날 때는 300명 정도를 제 편으로 만들겠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예능 ‘런닝맨’이 진행되는 5년 동안 배우 송지효와 ‘월요 커플’을 형성한 그는 이날 사적으로도 고백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는 시청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연락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속으로 ‘흔들리지 말자’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사귀고 헤어지면)둘 중에 한 명은 (런닝맨에서)나가야 될 것 같아 마음을 억눌렀다”며 ‘비지니즈적 관계’라고 선을 그었다.

제작진을 통해 전화 연결이 된 송지효는 ‘런닝맨’을 통해 개리와 뽀뽀했던 날을 회상하며 “벌써 방송한 지 5년이 됐다. (이성적인 감정보다)오빠에게 의지하는 면이 많고 배울 점도 많다. 오빠는 감정보다 인생의 한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좋은 추억을 준 사람 같다”고 표현했다. 두 사람은 성별의 차이를 뛰어넘는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다. 개리는 클럽에 갔던 일화를 솔직하게 털어놓거나 연애 경험담을 들려주며 솔직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모든 시청자 MC들이 개리의 진면목을 느낀 순간이었다.
20대에 세상이 싫었다는 개리는 “TV를 보며 쟤는 하는 것도 없는데 저렇게 유명해지고 쉽게 돈을 버나라는 생각으로 반항심이 컸다. 예능에 출연할 마음이 없었지만 당시 ‘런닝맨’ 감독님이 제 막창집에 놀러오셨고, 술을 마시며 친해졌다. 유명해진 길이 부러운 면도 있어서 예능을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개리는 예능을 통해 삶을 배우고 성숙해졌다고 덧붙였다.
개편한 ‘힐링캠프’는 한층 더 솔직해졌고, 독해진 모양새다. 499명의 시청자들의 날선 돌직구 질문이 스타 게스트를 흠짓 놀라게 만들었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꾸밈없이 털어놓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더불어 이야기꾼 김제동의 자연스러운 진행 능력이 어우러지며 그동안의 토크쇼에서 볼 수 없었던 솔직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짜여진 듯한 신변잡기적 에피소드보다는 스타의 인생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루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웃음을 배가했다. 김제동이 499명의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재주는 역시 뛰어났다. 달변가이자 감성을 자극하는 김제동은 분위기를 끌어올려 게스트와 호흡을 맞추는 적임자였다.
왜 제작진이 굳이 기존의 형식을 탈바꿈하며 도전을 시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토크쇼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예전만 하지 못한 가운데 제작진은 '참여형 토크쇼'로 주목을 높이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넓히려한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힐링캠프'가 갈수록 즐거운 토크쇼가 될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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