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넷, 할머니 목소리. '전국 노래자랑'. 해금.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연분홍을 설명하는 말이다. 걸그룹 씨스타보다 어린 나이지만 적당한 한과 흥이 섞인 목소리로 트로트를 불렀다. 맛깔라는 목소리와 애교 섞인 바이브레이션이 차세대 젊은 트로트 가수의 탄생을 알렸다.
연분홍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롤링홀에서 정규 1집 '체인지(Change)'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날 연분홍은 데뷔곡 '못생기게 만들어주세요'를 비롯해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 등의 무대를 꾸몄다. 발랄하고 흥이 넘치면서도 특유의 한이 서린 목소리로 색다르게 출발했다. 특히 수록곡 중 '처음처럼'을 부를 때는 직접 해금 연주까지 소화했다.
연분홍은 롤모델에 대한 질문에 "주현미, 이미자, 심수봉 선생님 다 좋아한다"라며 "특히 주현미 선생님을 좋아하다. 녹음하다가도 주현미 선생님 목소리를 닮았다라고 많이 해서 계속 듣게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1992년생인 연분홍은 보기 드문 어린 나이의 트로트 가수. 걸그룹 멤버들의 나이보다 어리지만, 감성은 달랐다. 연분홍은 "24살 걸그룹으로도 데뷔할 나이에 트로트 가수를 하게 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부모님 두 분 모두 국악을 전공하신다. 자연스럽게 국악인의 길을 걷게 됐다. 대학시절 행사를 다니다가 악기 연주를 지루해하시더라.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해드릴까 하다가 트로트를 부르게 됐는데, 너무 좋아해줘서 그때부터 트로트 가수가 돼야 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연분홍은 "트로트 가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도전하게 됐다. '전국 노래자랑'에서 정의송 작곡가님이 바로 노래를 줘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16일 KBS 1TV '전국 노래자랑' 경기도 용인 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후 바로, 세 달 만에 가수로 데뷔하게 됐다.
또 연분홍의 그녀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색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의 트로트 이미자와 흥의 트로트 장윤정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는 평가.
이에 대해 연분홍은 "내 목소리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도 없고, 노래에 대한 칭찬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어떻게 노래할지 평이 궁금했다. 내 노래를 들어준 많은 분들이 맑고 청아한, 가녀린 목소리가 강점이라고 하더라. 바이브레이션이 가늘고 얇아서 특이하다고 하시더라. 내가 가진 바이브레이션이 강점이라고 많이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연분홍은 "할머니 목소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는 말에 대해서는 "해금을 연주해서 그런 것 같다. 해금 소리가 조금 슬프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분홍은 "모든 국민들에게 오래오래 사랑받고, 노래 들려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체인지'는 MR을 포함해 총 18곡을 정성을 다해 담았다. 이미 트로트 계에서 1050곡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정평이 나 있는 정의송 작곡가가 곡 대부분을 전담해 맡았다.
타이틀곡 '못생기게 만들어주세요'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지배적인 네오 트로트 장르다.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웃음 역시 유발할 정도로 얄밉기도 하고 재미있는 노래 가사가 인상적이다.
트로트계에 당차게 출사표를 던진 실력파 신인 연분홍이 젊은 트로트 가수들의 세대를 이끌었던 장윤정과 박현빈, 홍진영을 이어 주목받는 '트로트 여신'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eon@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