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나잇 프로젝트, "내 음악은 위로보다 함께 울어주는 친구"[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8.04 16: 49

싱어송라이터 애프터나잇 프로젝트(Afternight Project)가 '매일 밤' 듣고 싶은 음악으로 돌아왔다.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소화하는, 지난 해 데뷔한 1인 프로젝트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20대이지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감성의 음악을 들려준다. 고요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그의 노래는 조용하지만 묵묵한 친구처럼 편안하다.
지난 달 28일 발표된 애프터나잇 프로젝트의 신곡 '매일밤'은 지친 감성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듯한 차분한 발라드 장르의 곡으로 남자의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한다. 이번 곡에는 어반자카파 멤버 박용인을 참여, 노래에 깊이와 입체감을 더했다.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이 음악에 대해 경험을 통해 나온 노래라고 말했다. "1년 반 정도 연애를 안 하고 있어요. 웬만해서는 감정의 동요가 잘 안 일어나는데 밤에 가끔 누군가가 그리운 느낌이 강하게 오더라고요. 그 감정이 특정한 대상을 향한 건 아니예요. 막연한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여러 해석이 가능할 것 같아요."

데뷔 전에도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음악 관련 일을 쭉 해 온 그는 대학에서는 보컬을 전공한 싱어송라이터 겸 보컬리스트다. 담백한 목소리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이름의 뜻이 궁금했다. 보통 새벽시간에 하는 작업이 만족도가 높다는 그는 "애프터나잇 자체가 밤이라고 하기에는 좀 늦고 새벽이라고 하기엔 이른 3시 50분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밤도 새벽도 아닌 시간. 깨어있는 사람들을 '어딘가로 데려가는' 음악이다.
백 패킹, 낚시를 좋아한다는 그는 자신의 음악과 참 닮아있는 듯 했다. 혼자 여행 떠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막상 혼자 가면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단다. 하지만 그런 시간이 그의 음악적 토양을 단단하게 만든다. 그는 지난 2월 네팔에서 바라본 밤하늘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산맥의 하늘, 별들이 마구 쏟아질 듯한 그 장면을 많이 생각하면서 노래를 만들었어요."
이번 곡에는 어반자카파 박용인이 참여했다. 두 사람은 오랜 음악 동지이자 고등학교 시절부터 절친이다. 그는 박용인에 대해 "야구도 매주 하고, 낚시도 하고, 사적으로 많이 보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음악을 비롯한 성향 자체가 비슷하다고. "무엇보다 용인이가 잘 된 게 좋아요. 안 된 애들 둘이 빌빌거리는 것 보다 낫잖아요. 하하"라고 농담도 던진다.
두 사람의 콜라보가 계획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언젠가 같이 작업을 해야겠단 생각은 늘 갖고 있었다. 그렇게 남자 두 명이 부르는 독특한 콜라보가 완성됐다. 일반적인 듀엣곡과는 달리 화음을 쌓는 방식이 아니라 거의 동일한 1절, 2절의 가사와 멜로디를 박용인과 나눠 부르는 색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같이 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단다.
"내 음악에 다른 사람 목소리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사실 파트를 나눌 때 고민이 많았어요.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고민했는데, 결국 통으로 심플하게 나누는 걸로 결정이 났죠. 1절 a와 2절 a-가 똑같아요. 같은 가사라도 저희가 목소리 톤이 완전 다르거든요. 그 다른 목소리들이 비슷한 감정선을 갖고 가면 오히려 더 어울릴 수 있겠다란 생각을 했어요."
여리고 섬세한 애프터나잇 프로젝트의 목소리와 강하고 거친 박용인의 선명하게 차별화된 목소리는  전혀 다른 정서를 전달한다 .이 같은 애프터나잇 프로젝트의 프로듀싱은 '매일밤'이 표현하고 있는 남자의 그리움이라는 정서를 좀 더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녹음을 할 때는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최대한 힘을 빼고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래야 듣는 분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 톤 자체가 두꺼운 편이 아니에요. 톤은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구든 자신의 목소리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톤으로 노래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이번 앨범을 '창문'이라고 소개했다. "노래를 듣고 떠오르는 게 창문이었다"는 그는 이번 노래를 어떤 소비층에서 가장 좋아할 것 같냐고 묻자 "여심을 자극했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하며 웃어보였다.
화제를 잠시 돌려, 음악에 대해 학문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그에게 현 가요계에 대한 단상을 얘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아이돌 음악이 현재 상당히 많고, 음원차트에서는 예능프로그램의 영향력이 큰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잘못된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아이돌 음악은 다른 장르에 비해 그 영역이 많이 커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질이 낮다고는 할 수 없다. 십센치 같은 인디밴드의 음악은 그냥 지나쳐 갈 수 있었는데 예능을 만나 전 대중적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어느 한 쪽이 잘못됐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음악의 흐름은 순환인 것 같다. 대형 자본을 갖고 있지 않은 뮤지션들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음악들을 들려주고 얘기하면 공감하는 사람들은 저절로 많아지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유희열, 윤상, 김동률, 이승환 등의 싱어송라이터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물론 음악도 좋아하지만 태도가 너무 좋다"라고 대답했다. "이승환 선배님 같은 경우는 세션, 녹음, 마스터링 등에 정말 엄청난 사비를 들이세요. 얼마를 쓰든 결국 듣는 사람은 이어폰으로 들어서 디테일한 부분은 잘 모르는데, 그게 뮤지션으로서의 욕심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맞는 태도인 것 같고요. 저도 나중에 그런 위치가 된다면 뮤지션으로서의 깐깐함을 갖고 싶습니다. 그런 선배들은 후배 뮤지션들이 올바른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세요."
클래시컬한 재즈, 엔리오 모리꼬네의 영화 음악들을 즐겨 듣는단다. 더불어 90년대의 멜로디컬한 음악에 대한 향수가 있다고. 악기로는 특히 첼로 소리를 좋아한다는 "첼로를 진지하게 배워볼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애프터나잇 프로젝트는  '매일밤' 공개를 시작으로 방송과 공연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며 지속적으로 감성적인 발라드 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애프터타잇 프로젝트의 음악은 OO다'란 빈 칸에 적절한 표현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제가 제 음악을 통해 정말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는 '너도 그렇지? 나도 그래'란 느낌이에요. 내가 울 때 손잡아주는 친구보다는 같이 울어주는 친구 같은 음악이고 싶어요. '울어요. 그 눈물이 멈출 때까지."/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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