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필모가 ‘일당백’ 배우로서의 면모를 다 했다.
그는 지난 4일 방송된 SBS 단막극 ‘에이스’에서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로 130분이라는 긴 시간을 꽉 채웠다. 원맨쇼라는 말에 가까울 정도로 극의 전개, 분위기 모두 이필모가 이끌었다.
‘에이스’는 법이 닿지 않는 무정한 사회에 법이 아닌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극 중 이필모가 맡은 가형우는 일류 로펌회사 출신 변호사였다가 이후 항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게 되는 인물. 법이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을 자신만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해결한다. 특히 대한민국 재벌 총수 아들로 설정돼 정치가나 기업인, 그리고 유명 연예인의 사교파티에도 빠지지 않으면서도 서민 사회 사건을 해결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다.
이미 전작 SBS ‘피노키오’, KBS 2TV ‘후아유-학교 2015’ 등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이필모는 ‘에이스’에서도 역시 뛰어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는 겉으로는 껄렁껄렁한 태도의 불량 변호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정의감 넘치면서도 말 못할 상처를 가지고 있는 복잡한 성격의 가형우에 녹아든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수민 역의 서민지와 함께 등장할 때 그의 매력이 십분 발휘됐다. 수민은 형우가 죽음으로 몰아넣은 피해자의 딸로 죄책감을 가진 형우가 데려와 키운 아이다. 수민 또한 형우가 자신의 삼촌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진짜 가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 이러한 수민에게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형우의 ‘츤데레’ 기질은 이필모라는 배우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켰다.
동료이자 과거 연인인 오아영 역으로 등장하는 오수민과의 ‘케미’도 만만치 않다. 두 사람은 검사와 변호사의 관계일 뿐만 아니라 과거에 깊은 인연을 가진 사이로, 서로를 보면 날을 세우기에 바쁜 듯 하지만 사실은 아직 미련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필모는 모두에게 날을 세우고 자신을 감추던 형우가 아영의 앞에서는 약간씩 풀어지는 모습을 잘 표현해내며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그의 진가가 발휘된 부분은 변호사로서 사건을 파고들 때의 카리스마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액션신이다. 형우는 오래전부터 쫓아왔던 범죄자 조득홍(최종환 분)을 잡기 위해 온갖 수를 동원했다. 드디어 조득홍이 밀항을 시도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배에 타기 직전인 조득홍에게 총을 겨누며 그를 제압했다. 이필모는 이 과정에서 조득홍의 경호원 2명을 발차기로 때려눕히는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며 그의 새로운 매력 포인트를 밝혔다.
이날 ‘에이스’는 이필모가 경찰의 총에 맞아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났다. 결국 해피엔딩을 맞지는 못했지만, 이필모라는 배우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던 시간이었다.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다 되는 그의 앞으로의 활약에 대해서도 기대가 모아지는 바이다. /jsy901104@osen.co.kr
'에이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