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해' 최원영, 악인의 호의는 선일까 악일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8.05 08: 33

본성이 악한 사람이 선을 행하면 악행이 되어버리는 걸까. ‘너를 기억해’ 최원영의 속마음은 검정이 아닌 회색빛이었다. 원래부터 악했던 까만 마음에 나름대로 선이라는 흰색을 들이부은 회색 말이다.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극본 권기영, 연출 노상훈, 김진원 제작 CJ E&M)에서는 짐작할 수 없어 더 의문만 쌓여갔던 이준호(최원영 분)의 속마음이 공개됐다. 뼛속까지 악인인 줄 알았지만, 그는 나름대로 선행을 베풀고 있었다. 단지 방법이 옳지 않아 남에게는 악행이 됐던 것.
행복한 일만 있어도 모자랄 지안(장나라 분)의 생일에 준호는 그녀의 아버지가 묻힌 장소를 알려줬다. 그녀의 소중한 행복을 망가뜨리고 싶어서, 혹은 자신을 도발한 지안을 응징하려는 듯한 의도인 줄 알았지만 실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난 그 친구가 종결을 원하는 거 같길래 그저 원하는 대로 선물을 한 것뿐인데, 잘못된 거였을까?”라던 준호의 말처럼 그는 죽은 가족이 살아있다는 희망을 붙들고 산다는 게 꽤나 잔인한 일임을 깨닫고 지안이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도우려던 것이었다.

선호를 납치한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괴물이라고 오해를 받으면서도 동생을 지키려 하는 어린 현(서인국 분)이 힘겨워 보였을 터. 그래서 그 짐을 덜어주기 위해 두 형제를 떨어뜨려 놨던 것이었다. 그게 두 아이 모두에게도 좋다고 믿었기 때문. 그러나 애지중지 키웠던 선호가 현을 따라 자신을 곁을 떠나고 “당신은 누군가를 배려할 때 꼭 문제가 생겨요”라는 박주하의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의 선행이 누군가에겐 악행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그 두 아이와 나와 이렇게 셋이, 셋이만 살고 싶어”라는 소름끼치는 진심도 알게 됐다.
그러나 준호의 선행은 또 하나의 악행으로 돌아왔다. 자신처럼 학대당한 아이들을 보살펴온 준호. 그는 아이들을 자신이라고 생각했고, 그들을 학대한 사람을 살인하며 어린 시절 자신이 구원받은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그렇게 보살피던 아이 중 한명이 “절 지옥에서 꺼내줬던 빚을 이제야 받았다고 생각해주세요”라며 그의 진짜 지문을 가지고 있는 현지수를 죽였다. 바로 특수범죄수사팀 최은복(손승원 분)이었다.
이후 준호의 방에 잠입한 지안을 위해 시간을 끌던 현. 그는 이런저런 말에도 별 소용이 없자 “당신이 누군지 알아요. 내가 알고 있단 걸 당신 역시 알고 있구요”라고 말했다.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현의 대답에 20년 전 그때처럼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목에 갖다 댄 준호. 덕분에 “여전히 동맥이 안 뛰는군요, 이준영씨”라며 예전 기억을 떠올린 현과 그를 보며 “기억했구나. 현아”라며 내심 기뻐한 준호. 그렇게 두 사람은 20년 만에 마주했다.
결국, 준영과 준호가 동일인물임을 완벽히 확신한 현. 준호의 곁을 떠나 현에게 왔지만, 여전히 악한 본성이 가득한 선호. 그리고 이준영의 흔적을 찾기 위해 준호의 방에 몰래 잠입, 아이들의 사진을 발견한 지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폭탄처럼 아슬아슬한 현, 지안, 준호, 선호의 4각 관계 끝은 어떤 모습일지 관심을 높인다. /jykwon@osen.co.kr
'너를 기억해'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