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미세스캅’, 불편하고 짜증나? 인기 심상치 않은 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8.05 11: 53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은 어딘지 불편하고 짜증이 나는 이야기다. 달달한 남녀 로맨스도 아니고, 재벌의 화려한 삶을 보며 대리만족하는 판타지도 아니다. 한 번쯤 들어봄직한 이야기라 보다 보면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지만 그래도 ‘놓칠 수 없는’ 묘미가 있다.
‘미세스캅’은 정의롭고 뜨거운 심장을 가진 경찰 아줌마 최영진(김희애 분)의 고군분투기를 다룬다. ‘나쁜 놈’을 잡기 위해 뛰어다니다 보니 하나밖에 없는 딸을 신경쓸 여력이 없는 엄마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면 ‘진정한 슈퍼우먼’이 돼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마냥 웃을 수 없는 현실을 담고 있다. '미세스캅'이 다른 형사물과 차별점도 여기에 있다. 김희애가 연기하는 모성애는 드라마 전반에 진하게 묻어 있고, 그저 그런 형사물과의 명확한 구분점이 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박진감 넘치는 형사물인 동시에, 서글픈 한국 엄마의 애환을 담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미세스캅’이다. 영진이 표현하는 정의로운 경찰은 그동안의 작품 속 숱한 영웅과 다르지 않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팍팍한 현실에서 우린 영진과 같은 영웅의 고난을 보며 답답해하고 활약을 보며 짜릿해한다. 드라마가 재미와 위안을 함께 주는 일, 그래서 흔히 뻔하고 진부하다고 한 묶음을 할 지언정 ‘미세스캅’과 같은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먹히는’ 이유다.

‘미세스캅’은 현재 방송 2회 만에 두자릿수 시청률에 근접했다. 9.4%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인 MBC ‘화정’(9.8%)을 근소한 차이로 따라잡았다. 이 드라마가 가진 힘은 뻔하도록 짜증나고 답답한 현실을 담고 있지만, 그런 현실에서 한줄기 희망인 영웅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연쇄살인마 때문에 좌절하고 분노하는 영진의 모습에게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쏟아지는 극악무도의 사건을 떠올리게 되고, 고착화돼 있는 사회 부조리에 함께 분노하게 된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리고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미세스캅’이라는 형사물의 박진감과 모성애의 따뜻한 감성이 함께 있는 드라마를 보게 되는 것. 특히 배우 김희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아함의 대명사인 김희애는 이 드라마에서 털털한 ‘경찰 아줌마’로 완벽하게 변신해 시청자들과 교감하는데 성공했다. 화려한 화장 대신에 땀을 흘리는 경찰을 택한 김희애의 연기 변신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형사물답게 매회 새로운 이야기로 꾸려지는 형식은 시청자들에게 풍부한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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