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느낌이다. 록페스티벌의 시초가 된 '우드스탁'에서 이름을 따 왔다는 '힙합스탁'이 거창한 라인업과 달리, '간판격'인 아티스트들이 빠진 상태에서 출범을 알렸다.
5일 서울 청담동 클럽 앤써(ANSWER)에서 진행된 힙합 페스티벌 '힙합스탁 K-힙합하자'(이하 '힙합스탁')의 제작발표회에는 진행자였던 랩퍼 일통을 비롯, 후레쉬보이즈, 디제이아이티, 진돗개, 제이스타, 지조, 하이탑, 무스 등이 참석했다. 당초, 주최 측이 참석한다고 알렸던 에픽하이, 지코, 양동근, 매드클라운, 딘딘, 산이, 버벌진트, 치타 등의 뮤지션들이 대거 불참한 행사였다. 스컬의 경우 함께 무대에 섰지만 행사 도중 "스케줄이 있다"며 자리를 떴다.
'힙합스탁'은 록페스티벌의 서막이 됐던 '우드스탁'에서 이름을 따 온 10주간의 릴레이 힙합 콘서트다. 오는 27일부터 11월 5일까지 매주 목요일 청담동 클럽 앤써에서 국내외 총 40여명의 힙합 뮤지션들이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참여하는 아티스트로는 에픽하이, 스내키챈, 지코, 무스, 후레쉬보이즈, 양동근, 우탄, 산이, 버벌진트, 산체스, 디제이아이티, 바스타즈, 술제이, 울티마, 매드클라운, 진돗개, 소울다이브, 딘딘, 스컬, 지조, 치타, 일통, 제이스타, 제시, 하이탑, 럭키제이 등이 있다.
K-힙합을 알리겠다는 목표 아래 힙합 페스티벌을 기획하고자 한 취지는 좋지만, 중요한 첫 시작에 많은 아티스트들이 함께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중요한 행사를 진행하며 아티스트들의 일정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의 이름을 내세워 홍보한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 능력에 화살을 돌릴 수밖에 없다. 행사를 주최한 제이에스탑엔터테인먼트 측은 "출연진이 다 도착을 못했다. 갑자기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다들 참석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자리에 모인 아티스트들은 '힙합스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컬은 "공연이 단발성으로 진행되는데 이번 공연은 꾸준히몇 주간 진행돼서 공연 문화, 공연 장소없는 뮤지션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이 공연이 잘 돼서 우드스탁이라 말씀하셨듯 더 좋은 공연 문화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또 지조는 "혼자 공연을 한다면 이렇게 많은 분이 안 오실텐데 여러 분과 함께 해서 영광이다. 클럽 공연을 했는데 설레고 뜨거운 분위기가 좋더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힙합은 최근에 들어 가장 대중적인 장르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후레쉬보이즈의 놀부는 "세계적인 흐름이 EDM에서 힙합으로 넘어왔다고 느꼈다"며 "세계 흐름이 한국 음악 시장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케이블 방송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영향을 미쳤고, 여러 뮤지션들이 멋진 음악을 만드려고 노력하다보니까, 모든 것이 맞물리면서 대중들이 인터넷이 발달하고 귀가 열리고 선입견들이 해제가 되면서 좀 더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 친숙해진 거 같다"고 힙합이 '대세' 음악으로 사랑받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힙합스탁'은 이 같은 흐름에 발을 얹은 페스티벌. 과연 힙합뮤지션들의 기대와 바람이 이 '힙합스탁'을 통해 이뤄질 수 있을까? 불안한 시작이 우려로만 끝나길 바랄 뿐이다./eujenej@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