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3일부터 KBS 출연금지가 해제되는 전현무가 여러 개의 KBS 프로그램을 제안받고 내부 협의 중이다. 올가을께 KBS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3년 전 프리를 선언했던 전현무는 말 그대로 '금의환향'을 앞둔 모양새. 전현무는 제안받은 여러 개의 프로그램 가운데 한 개의 프로그램을 통한 복귀를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현무는 2012년 프리 선언을 한 이후 3년 동안 이름에 걸맞은 대활약을 펼쳐왔다.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을 넘나들며 '비정상회담', '수요미식회', '나홀로 연애중', '영재 발굴단', '김구라 전현무 필살기쇼', '마카롱', '히든싱어', '창업스타', '로맨스가 더 필요해' 등 셀 수 없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그는 '웃긴 아나운서'라는 예능 이미지 뒤로 밀렸던 자신의 진짜 진행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
깔끔한 진행에 특유의 센스가 더해진 전현무의 능력은 날이 갈수록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았고, 그는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식스맨의 후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당시 그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무한도전'을 녹화하려면 스케줄을 옮겨야 한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할 정도.
이처럼 그는 3년 동안의 활약을 인정받아 제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남자 예능상을 수상했다. 전현무는 "KBS를 박차고 나와 신동엽처럼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3년 동안 신동엽은 못됐지만, 전현무가 됐다. KBS 동료들, 선배들이 3년 뒤에 돌아올 때는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했는데 이 트로피를 들고 멋있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라고 가슴 벅찬 소감을 남긴 바 있다. 전현무의 이 같은 바람은 이제 한 달여 후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퇴사한 아나운서는 3년간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을 제한한다는 KBS의 규정이 오는 9월 12일 자로 풀리게 된다고 해도, 전현무가 돌아와 새 프로그램의 MC를 맡게 되는 것은 회사를 지키고 있는 기존 아나운서들에게는 허탈한 일일 터. 유능한 아나운서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회사를 제 발로 나갔던 전현무에게 다시 새 프로그램의 MC를 맡긴다는 것은, '새로운 MC가 없기 때문'이라는 제작진의 설명에도 충분히 납득이 가지는 않는 상황임이 분명해 보인다. 앞서 KBS 아나운서들과 양대 노조는 스포츠국이 전현무에게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캐스터 제안을 하자 크게 반발하며 불편한 심경을 공개적으로 노출한 바 있다.
이는 김성주도 마찬가지. MBC 아나운서 재직 시절인 2006년 차범근, 차두리 부자와 함께 축구 해설자로 활약하면서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던 그는 2007년 퇴사했고, 그로부터 5년 만에 MBC 스포츠 캐스터로 복귀했다. 김성주는 MBC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의 내부 반발에 부딪히는 등 쉽지 않은 수순을 밟기도 했다. 하지만 고비를 넘긴 김성주는 본인의 센스 넘치는 진행 능력을 바탕으로, '일밤'의 부흥기를 끌어낸 '아빠 어디가', '복면가왕' 등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아나운서가 프리를 선언한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실력과 끼를 가진 인재라는 것의 반증. 때문에 유재석, 강호동 등 국민MC '유강라인' 마저 무너진 현재 예능가에서 검증된 능력을 지닌 MC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싶은 제작진은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밖에 없고, 이를 지켜보는 아나운서국의 반발 또한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한 제작진의 선택이 이번에도 통할지 두고 볼 일이다. /jykw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