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한 언니들이 돌아왔다. 원더걸스와 티아라가 그 주인공. 두 그룹은 복고라는 코드를 사용해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공유하는 걸그룹들이다. 게다가 각각 9년, 7년의 시간을 보내며 멤버 교체를 비롯한 여러 부침, 아픔을 겪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물론 티아라의 경우 일명 ‘왕따 사건’으로 불리는 멤버들의 불화설로 인해 대중들의 ‘호감도’에서는 원더걸스와 큰 차이를 갖게 됐지만, 중국에서 한류 그룹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여전히 국내 무대에서도 존재감과 파급력을 갖고 있는 톱 그룹이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을 듯하다.
원더걸스와 티아라는 지난 3일 나란히 컴백 쇼케이스를 갖고, 새 앨범을 발매했다. 역시나 코드는 ‘복고’. 원더걸스는 1980년대 MTV 뮤직비디오에 나올 법한 화려하고 섹시한 이미지와 이색적인 ‘신스팝’으로 무장했다. 반면, 티아라는 한층 더 친숙한 방법을 택했는데, 아이돌 3대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용감한형제와 손을 잡고, 특유의 ‘뽕끼’를 살려 유쾌한 곡을 만들어냈다.
◆ 원더걸스-‘유니크’의 극치, 밴드로 재해석된 80년대
원더걸스는 정규 3집 앨범 ‘리부트(REBOOT)’는 음악에서 비주얼까지 80년대에 ‘올인’을 했다. 멤버들은 실제 이번 음반을 위해서 80년대 신스팝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했다. 또 작곡 뿐 아니라 작사 등에도 힘을 보태며 그냥 아이돌 그룹이 아닌 아티스트의 경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원더걸스가 그려내는 복고는 복고라는 하나의 단어로 규정됨에도 불구, 매번 그 색깔이 달라 놀라움을 주는데, 한국형 ‘뽕끼’가 충만했던 ‘텔미’부터 시작해 1960년대 ‘모타운’의 이미지를 차용했던 ‘노바디’,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이 강했던 ‘2 Different tears’ 등이 그 예다. 이번 타이틀곡 '아이필유'를 통해서는 80년대의 느낌 뿐 아니라, 밴드로 변신해 직접 연주를 들려주기도 한다.
더불어 ‘리부트’는 원더걸스 멤버들이 타이틀곡을 제외한 전 수록 곡을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80년대 'freestyle', 'retro pop', 'retro dance', 'slow jam' 등 그들만의 스타일과 사운드로 재해석하며 과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트랙들로 담아냈다. 여러모로 또 다른 형태로 진화해가는 걸그룹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 티아라-용감한 형제+‘뽕끼’=‘중독성’을 낳았다
원더걸스가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에 힘을 줬다면, 티아라는 만능 엔터테이너답게 이번 새 앨범에서도 다양한 ‘끼’를 발산했다. 6명이 완전체로 다시 뭉쳐 11개월 만에 컴백한 이들은 히트메이커 용감한형제와 손을 잡고 신곡 ‘완전 미쳤네’를 선보였다. ‘완전 미쳤네’는 펑키하면서도 흥겨운, 티아라 특유의 ‘뽕끼’가 잘 살아있는 곡인데, 티아라 역시 지난 3일 컴백 쇼케이스에서 이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익숙한 선택이라고 해서 식상한다고 말할 수 없다. 티아라는 가장 잘 하는 음악을 매끈하게 뽑아냈고, 뮤직비디오에서도, 무대에서도 이를 능수능란하게 표현해낸다.
티아라 멤버들은 ‘완전 미쳤네’의 뮤직비디오에서 세일러복 콘셉트의 의상을 입고 발랄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중국 활동기간 동안 한층 더 물이 오른 미모와 발랄한 안무는 전성기 때의 모습을 뛰어넘는다. 음악과 멤버들의 퍼포먼스만 본다면 확실히 대중성이 뛰어나다.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가 중독성이 있다. 티아라는 음원 공개에 앞서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미친 듯이 즐기는구나, 하고 보셨으면 좋겠다”며 “한국 활동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고,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네 반가워해주시면 좋겠다. 음원 차트에 대한 욕심이나 인기, 사랑에 대해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신명나게 잘 하네’하는 느낌을 받으시도록 준비하겠다”고 이번 활동에 대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들이 각오처럼 대중들에게 그 매력을 다시 어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OSEN.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