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라이트] ‘협녀’ 이병헌·전도연의 사랑과 전쟁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8.05 18: 19

사랑, 그리고 전쟁이라고 하면 적절할 것 같다. 전통 무협액션에 멜로를 입힌 모습으로 한국형 무협영화가 탄생했다. 영화 ‘협녀’의 박흥식 감독은 믿고 보는 두 배우 이병헌과 전도연의 손을 잡고 황무지였던 한국 무협 장르에 초석을 세웠다.
5일 오후 시사를 마친 뒤 영화를 소개한 박 감독의 말을 그대로 옮긴다. “그간 우리는 무협이라는 장르가 중국 문화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이 영화는 무협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멜로의 연장에 있다고 생각했다. 감정을 싣는데 주안점을 뒀다.”
한국형 무협영화 ‘협녀’는 그런 영화다. 전통의상을 입고 초가집과 기와집 지붕 위를 날아다니고 표창을 컵으로 막아내는 근사한 장면을 그려내면서 그 안에 한국형 드라마를 그럴싸하게 깔아 놨다. 애증이 된 사랑이나 출생의 비밀. 이런 경악할 요소들로 만들어내는 깜짝 놀랄 반전 등이 압권이다.

그렇다고 ‘싼티’나는 아침 막장 드라마를 떠올리면 안 된다.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등 쟁쟁한 배우들의 비장미 넘치는 연기력은 러닝타임 2시간을 완전히 압도한다.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검술 액션도 시선을 확 잡아끈다.
연기력으로는 두말하면 입 아플 배우 이병헌과 전도연이다. 이병헌이 맡은 유백은 권력을 얻기 위해 배신을 택한 야심가로 천출의 신분에도 탁월한 검술과 빼어난 지략을 가진 인물. 이병헌은 특유의 무게감 있는 연기로 유백을 완성해냈다. 전매특허인 감성 깊은 눈빛 연기와 묵직한 목소리는 카리스마와 범접하기 어려운 아우라를 뿜어낸다.
맹인 연기로 상대 배우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감성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능력의 역시 ‘칸의 여왕’ 답다. 뜨거운 모정을 보여주는가 하면 안타까운 사연으로 자신과 사랑했던 이에게 검을 겨눠야하는 사연을 집중력 있게 그려낸다.
‘차’와 ‘칼’에 집중한 섬세한 연출도 눈길을 끈다. 전통 무협영화들보다 한층 더 세련되고 수려해진 검술 액션도 인상적. 무림 고수인 이병헌과 전도연, 김고은이 선보이는 검술은 꽤나 눈길을 끈다. 특히 인물들이 가진 칼이 외형은 물론 소리까지 차별성을 가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점도 전통 무협 영화들과는 차별성을 가지는 디테일이다. 박흥식 감독은 “칼에도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밝힌 바다.
‘차’를 통해 만들어지는 장면과 이야기들도 아름답다. ‘차’를 내리는 취미를 가진 전도연,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이병헌은 ‘차’를 통해 추억을 공유한다. 둘의 사이가 어긋난 후 이병헌이 차를 내리면서 전도연을 그리는 장면, 그 와중에 일어나는 전투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꽤 아름답고 임팩트있는 장면이 만들어진다. 박흥식 감독은 이 장면을 중국 무협액션과 차별성을 가지는 포인트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렇듯 두 배우는 사랑, 그리고 전쟁을 치르며 ‘한국형 무협’을 완성했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공들인 수려한 검술 액션과 TV드라마 ‘사랑과전쟁’을 방불케 하는 깜짝 놀랄 만한 스토리다. 
'협녀'는 고려 말을 배경으로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다.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이경영, 김태우, 이준호 등이 출연한다. 8월 13일 개봉./joonamana@osen.co.kr
'협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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