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용팔이’가 돈만 보고 불법 의료행위를 하는 의사 주원, 그리고 병원 내부에서 벌어지는 치명적인 모략을 다루며 흥미로운 첫 방송을 마쳤다. 병원을 배경으로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사람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토대였다. 주원은 의사이자 결핍 있는 영웅이었다.
5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용팔이’는 장소불문, 고객불문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치 않는 실력 최고의 돌팔이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 '잠자는 숲속의 마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첫 방송은 병원에 가지 못하는 환자들만 대상으로 하는 일명 ‘용팔이’인 김태현(주원 분)의 비도덕적인 의료행위로 시작했다. 실력이 뛰어난 의사 태현이 사채를 갚기 위해 야밤에 조폭들을 치료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태현은 죽어가는 환자도 살리는 뛰어난 능력자. 전문의인 교수들도 태현의 도움 없이는 수술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태현은 환자들에게 뒷돈을 받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태현은 돈만 보고 의료행위를 하는 흠집이 있는 영웅이었다. 비도덕적인 의료행위였지만 그래도 사람을 살리는 태현이 사람을 구하는 과정은 쾌감을 안겼다. 일그러진 의사 태현의 영웅적인 요소가 상당한 재미가 있었던 것. 완벽한 영웅은 아니었지만 결핍요소가 있어서 좀 더 인간적인 매력이 있었다.
태현이 돈에 집착하는 건 동생을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명분이 있었다. 돈만 바라보지만 그래도 직업윤리 의식은 있었다.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의식이 투철했다. 앞으로 태현이 진짜 의사가 되는 성장기, 그리고 병원 내부 갈등 속 상속녀 한여진(김태희 분)를 구원하는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전문 의학드라마라기보다는 영웅 드라마에 가까웠다.
첫 방송에는 태현과 로맨스를 형성할 한신그룹 상속녀 여진이 사랑을 잃은 후 투신하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그려졌다. 여진이 비밀을 안고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태현과 여진이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진이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지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주원은 돈만 바라보는 것처럼 오해사기 쉬운 실력 있는 의사 태현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그동안 주로 연기했던 따뜻한 성품의 인물과 다른 180도 변신이었다. 주원은 날카로운 태현의 성향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냉철한 카리스마는 안방극장을 확 끌어당겼다.
주원은 안방극장의 흥행보증수표이자 안정적인 연기력을 갖춘 몇 안 되는 젊은 배우다. 2010년 ‘제빵왕 김탁구’를 시작으로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 ‘7급 공무원’, ‘굿닥터’ 등의 흥행을 이끌었다. 특히 매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나며 뛰어난 연기력을 드러낸 바 있다. ‘용팔이’는 주원이라는 배우를 보는 맛이 있는 드라마였다. / jmpyo@osen.co.kr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