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스’, 공주 아니면 어때? 아줌마들의 유쾌한 수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8.06 07: 00

한때는 요정으로 불리거나,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했던 이들이 달라졌다. 대한민국에서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아줌마’로 살아간다는 것. 우아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웬만한 일에는 꿈쩍하지 않고 한바탕 웃고 마는 막강한 ‘아줌마 스타들’이 떴다. 슈, 황혜영, 이지현, 자두가 ‘라디오스타’에서 예쁜 공주보다 매력적인 아줌마들의 수다를 펼쳤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클럽 주부요정 특집’으로 슈, 황혜영, 이지현, 자두가 출연했다. 결혼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아줌마 스타들을 한데 모았으니 대화는 끊임이 없었다.

우아한 결혼생활을 꿈꿨지만 현실은 바쁜 남편에 대한 넋두리를 하게 되는 이지현, 애를 셋이나 낳은 후 건망증에 시달린다고 털털하게 웃는 슈, 다크서클을 없애겠다고 비타민 주사를 맞는 바람에 남편 김경록과 강렬한 첫 만남을 했다는 황혜영, 목사 남편이 결혼 전 수입이 30만 원이었지만 행복했다는 자두까지.
때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이날 주요 이야기는 결혼이라는 현실에 파묻혀 사는 엄마이자 아내이자 ‘아줌마’들의 이야기였다.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을 정도로 조근조근 말솜씨를 뽐내게 되는 이들의 웃기고 슬픈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귓가를 사로잡았다.
특히 이지현은 남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면서도 활동적인 남편에 대한 끊임 없는 불만 토로로 주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물건을 살 때 할인 적용 없이는 주저하게 되고, 중고 직거래를 활용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가정을 잘 꾸려간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는 이지현의 고백은 연예인 이지현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걸그룹 쥬얼리 멤버였던 그가 어느새 알뜰살뜰한 주부가 된 모습에서 격세지감을 느끼는 동시에 호감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예쁜 공주는 아니고 우아한 삶과는 거리가 멀면 어떠하랴. 아줌마 4인방의 유쾌한 대화는 진솔함이 묻어났고, 자극적인 폭로가 없어도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현실 웃음을 유발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기 때문. 목청을 높여 주목을 끄는 것도, 과장된 화법을 활용하는 것도 아닌데 이들의 이야기는 쉽게 공감할 수 있어서 재미가 높았다.
여기에서 ‘라디오스타’가 가진 장수 토크쇼의 내공이 나온다. 독설과 깐족거림으로 공격성이 다분한 다소 불친절한 MC들이 포진돼 있는 이 프로그램은 어떤 게스트가 출연해도 ‘라디오스타’의 편안하게 분위기에 어울리게 만드는 강점이 있다. 자신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하게 되는 힘, 그래서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만드는 힘이 ‘라디오스타’에 있다. 그리고 이번 아줌마들이 단체로 출격한 ‘클럽 주부요정’ 특집 역시 이 프로그램이 가진 기본적인 구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 jmpyo@osen.co.kr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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