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는 배우 이유비의 연기폭은 무한대이다.
그는 그동안 영화 ‘스물’·‘상의원’, 드라마 ‘피노키오’·‘구가의 서’·‘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 매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매력 있게 소화하며 늘 발전하는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여배우 기근 현상에 연기와 매력을 갖춘 몇 안 되는 20대 여배우로 꼽히고 있는 이유비가 이번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이하 밤선비)에서는 조선시대 책쾌 조양선 역을 맡아 색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눈가에 미소를 불러오는 애교부터 눈물, 콧물을 쏙 뽑아내는 감정 연기, 이준기·심창민과의 삼각 로맨스까지 어떠한 장면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대담함이 전해진다.
지난 5일 방송된 ‘밤선비’ 9회는 조양선이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현조(이순재 분)에게 거짓 자백을 하는 모습이 담겨 안타까움을 남겼다. 양선은 “제가 음란서생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너무 힘들고, 꿈도 희망도 없는 삶이 너무 지쳐서 제가 다 꾸민 일이다. 제 아비는 이 일과 무관하다”고 거짓말했다.
현조는 자신의 손주 세손 이윤(심창민 분)이 음란서생이라는 사실을 절대 악 흡혈귀(이수혁 분)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양선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양선의 아버지 조생(정규수 분)은 딸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귀의 앞에서 “사동세자의 원통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게 원통할 뿐”이라며 “정현세자비망록이 내게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며 귀를 위협했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날 귀는 현조의 심복을 잡아들여 추궁함으로써 음란서생이 이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011년 드라마 ‘뱀파이어 아이돌’로 데뷔한 이유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걸그룹 멤버 유비부터 국밥집 딸 강초코, 호기심 많은 박청조, 열혈 사회부 기자 윤유래 등 줄거리와 캐릭터를 떠나 꾸준하고, 착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영화 ‘스물’에서는 미술을 전공하는 여고생으로 변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19금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는 엉뚱 발랄한 매력을 과시해 ‘4차원’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이유비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purplish@osen.co.kr
‘밤을 걷는 선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