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오겠다."
"안전하게 촬영 잘 하고 오겠다."
나영석 PD의 새 예능 '신서유기' 팀이 출국 게이트를 통과했다. 나영석 PD를 포함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의 모습은 분명 '꽃보다' 시리즈에서 반복했던 그것과는 '확' 달랐다.
'꽃보다' 시리즈의 본격적인 촬영은 늘 공항에서부터 시작됐다. 공항에 멤버들이 하나 둘 도착하는 모습이며, 그들이 차에서 내려서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까지도 카메라는 그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곳에서 나영석 PD는 출연진에게 여행지에서의 대략적인 상황 등을 전했고 이를 놓고 제작진과 출연진이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은 '꽃보다' 시리즈의 재미요소였다.
하지만 '신서유기'의 모습은 이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우선 (1)출연자를 찍는 촬영 카메라가 전혀 없었고, (2)공항 라운지에서 조금도 지체가 없었으며, (3)동선을 이미 파악한듯 최단거리로 10분 내외로 출국 게이트를 전부 통과했다.
물론 이전과 같았던 점도 있다. 제작진과 함께 버스에서 내린 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부터 주변 시민들 및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넸던 모습이라든지, 미리 도착한 팬들에게서 선물 꾸러미를 받는 모습 등은 동일했다. 이들을 보기 위해 출국 게이트에 몰려든 인파의 카메라 세례에 일부는 손을 흔들고 일부는 쑥스러운 모습을 보인 점도 유사했다.
이날 나영석 PD는 OSEN에 "잘 다녀오겠다"는 말과 함께 "안전하게 촬영 잘 하고 오겠다"는 말로 새 예능 '신서유기' 첫 촬영일에 대한 각오를 내비쳤다.
이렇게 달라진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를 두고 지난 5일 CJ E&M 측은 "중국 현지에 일부 팬들이 집결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구체적인 지역과 편명, 출발 시각을 말씀드리지 못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던 터.
하지만 그보다는 현재 '신서유기'에 출연하는 출연진이 앞서 나 PD와 해외여행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들과는 그들을 둘러싼 '여론의 공기'가 사뭇 다르다는 점도 이같은 극비 촬영에 한 몫했다. 현재 인기가 예전만 못한 이들이거나, 사회적인 물의를 빚어 자숙 후 복귀하는 출연진도 포함됐기 때문. 이에 '신서유기'가 시작부터 적잖은 반대 여론을 생성했었기에, 방송 전 홍보를 지양했던 것.
나영석 PD가 "멤버 모두가 예전만 못하다"고 강조한 것은, 완성형 콘텐츠로 대중을 마주하고 싶다는 제작진의 바람이 은연 중 반영된 설명이기도 했다. '신서유기'라는 타이틀이 삼장법사와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가 불경을 얻기 위해 어려운 여정을 걷게 되는 중국의 소설 '서유기'의 제목을 차용한 것도 이런 이치다.
나영석 PD와 출연진은 이제 막 시험대에 올랐다. 나영석 PD는 이들 멤버들과 또 한 번 대박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또 새로운 시도인 웹예능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지가 관건. 멤버들 역시 예전의 전성기를 되찾거나, 대중의 호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온 신경을 쏟게 됐다.
'신서유기'는 빠르면 오는 8월말 늦어져도 9월초에는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다. 세부적인 방송일정에 대해서는 중국촬영을 마치고 제작진과 출연진이 귀국한 이후 내부 협의를 거쳐 발표될 예정. /gato@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