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또 하나의 새 예능프로 '신서유기' 촬영을 위해 중국으로 떠나는 공항에서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남겼다. 해외 여행 콘셉트의 프로그램으로 인해 수 차례 출국 게이트를 통과했던 나 PD도 이날은 유독 긴장과 설렘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등 전성기 '1박 2일'의 멤버들 과반수와 다시 뭉친 나영석 PD는 초기부터 "멤버들이 예전만 같지 않다"는 반농담식 멘트로 이같은 심경을 드러내왔던 터. 그 모습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평소 '꽃보다' 시리즈를 통해 공항 촬영에 익숙했던 제작진도 촬영 카메라를 꺼내들지 않았다. 차에서 내리고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까지 여행의 리얼함을 담아냈던 이전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나 PD와 멤버들은 모여든 인파에 간단한 인사만 건넬 뿐, 곧장 최단 동선을 밟아 출국 게이트로 들어섰다.
나영석 PD는 OSEN에 "잘 다녀오겠다"는 말과 함께 "안전하게 촬영 잘 하고 오겠다"는 말로 새 예능 '신서유기' 첫 촬영일에 대한 제작진과 출연진의 각오를 대신 전했다.
'신서유기'가 이처럼 조심스러운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중국 현지에 일부 팬들이 집결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구체적인 지역과 편명, 출발 시각을 말씀드리지 못한다"는 게 CJ E&M이 밝힌 공식 입장이다.
물론 현재 '신서유기'에 출연하는 멤버들이 앞서 나 PD와 해외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시리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들과는 둘러싼 '여론의 공기'부터 다르다는 점이 이같이 조심스러운 촬영을 진행하는 데 한 몫했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의 인기가 전성기만 못한 이들이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자숙 후 복귀를 꾀하는 출연진도 포함됐기 때문에다.
결국 나영석 PD가 "멤버 모두가 예전만 못하다"고 장난스레 강조한 것은, 사전 홍보가 아닌 완성형 콘텐츠로 대중을 확실하게 마주하고 싶다는 제작진의 바람이 반영된 설명이다. '신서유기'라는 타이틀이 삼장법사와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가 불경을 얻기 위해 어려운 여정을 걷게 되는 중국의 소설 '서유기'를 차용한 것도 이런 이치에서다.
멤버들은 '신서유기'를 통해 시험대에 올랐다. 어떤 이는 전성기의 인기를 되찾기 위해, 어떤 이는 자숙 후 성공적인 재기를 위해, 또 어떤 이는 군입대로 대중을 떠나기 전 인상에 남을만한 '예능' 한 편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보인다.
비단 이들 멤버들 뿐만 아니다. 나영석 PD에게도 도전이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듯한 멤버들의 인기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 또한 TV가 아닌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웹예능이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나 PD를 비롯한 멤버들이 삼장법사와 세 제자들처럼 어려운 관문들을 거쳐서 각자가 바라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빠르면 오는 8월말 늦어져도 9월초에는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는 '신서유기'는 세부적인 방송일정에 대해서는 중국촬영을 마치고 제작진과 출연진이 귀국한 이후 내부 협의를 거쳐 발표될 예정. /gato@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