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의 공백기 끝에 그룹 전설(리슨, 제혁, 로이, 리토, 창선)이 돌아왔다. 부드러운 발라드를 불렀던 이들은 이번에는 영화 ‘킹스맨’을 기본 콘셉트로 잡고, 강한 남자의 이미지를 내세웠다. 타이틀곡은 ‘쉐도우(Shadow)’로 뮤직비디오부터 멤버들 각각의 강한 남성미가 흐른다. ‘쉐도우’는 LACONIC 프로듀서 팀과 Harry Brooks Jr가 작곡한 곡으로 전설 각 멤버들의 장점과 비주얼 스타일을 고려하여 만들었다. 이 곡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번 이상의 수정과 편곡 과정이 필요했다. 또 1집 때부터 작사에 참여해 온 멤버 리토가 작사를 맡아 재능을 발휘했다.
“저희의 노래는 저희만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팝스러움을 강조를 많이 하는 게 있어요. 발라드도 있었고, 댄스 적인 것도 있었고, 알앤비 곡도 있었고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이번 곡은 팝스러움을 강조하되 조금 더 ‘K팝’스러운 곡이지 않을까 싶어요. 후크 사운드는 심하지 않지만, 포인트는 살려뒀죠. 보여드릴 때가 됐어요. 전설이 어떤 애들인지”
스스로를 ‘영국신사’라고 소개한 제혁이 설명을 시작했다. 8개월이라는 공백기는 신인 그룹에게 길다고 한다면 길 수 있는 시간. 그 사이 전설은 원 소속사가 가수 은지원의 소속사 SS엔터테인먼트에 합병되고, 중국에서 활동으로 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는 등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런 외부적인 상황들 속에서 멤버들은 지난 8개월간 자시들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해왔다. 그리고 고민의 흔적들은 이번 앨범의 재킷이나 이미지, 곡 등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래서 8개월이 걸렸어요. ‘쉐도우’라는 곡을 타이틀로 생각 안 하고, 그 후의 곡을 작업을 하고 있어요. 리토가 가사를 썼고요. 조금 더 팬분들께 전설을 더 알려드릴 수 있는, 더 나은 퍼포먼스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왔어요. 그래서 잡지도 많이 보고 뮤직비디오나 노래도 보고, 듣고 하다보니까, 재킷 사진 등에 ‘이런 느낌으로 했으면 좋겠다’ 말한 부분이 많아요.”
회사를 합병한 후 달라진 것은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아이템 회의를 해도 많은 의견들이 나와서 큰 도움이 된다. 대선배 은지원을 봤느냐고 했더니 “하와이에 계셔서 내일 오신다”고 답해 웃음을 줬다. 은지원이 힙합 가수인 만큼 전설의 색깔에도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가 물었더니 가사 뿐 아니라 랩에도 재능이 있는 리토가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저는 힙합을 좋아해서 힙합적인 것도 해보고 싶고요. 하지만 만약에 힙합 음악을 한다면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따로 작업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은지원 선배님을) 되게 뵙고 싶어요.”
리토의 삼촌은 ‘쇼미더머니’에도 출연한 바 있었던 래퍼 대포다. 그런 삼촌으로부터 리토는 랩 쓰는 법에 대해 배웠고, 이는 작사로도 이어졌다.
“삼촌이 언더 래퍼세요. 큐브 연습생일 때 처음에 삼촌에게 가사 쓰는 게 어떤 건지 배웠어요. 랩 메이킹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사 쓰는 게 익숙해졌죠. 처음 데뷔곡을 받을 때 가사를 써보라고 기회를 주셔서, 차츰 공부도 하고, 책 같은 것도 많이 읽으면서 랩에 대해 연구를 계속했어요.”
이제 데뷔한 지 1년이 갓 넘은 전설은 그 사이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도 팬들이 많이 생겼다. 팬들 덕분에 즐거웠던 때도, 감격을 했던 때도 많았다. 팬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일본, 중국부터 말레이시아까지. 전설은 한국에 관광을 왔던 해외 팬들이 우연히 자신들의 공연을 보고 팬이 된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특히 조금 과묵한 이미지였던 리더 리슨도 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수다스러워졌다.
“서울에서 관광을 하시다가, 저희가 가로수길에서 홍보를 한 적이 있어요. 쇼케이스도 하고 망고 식스에서 공연도 하고요. 그 떄 보시고 어떤 말레이시아 분들은 팬들이 되셨대요. 그래서 항상 어떤 일이 있으면 저희를 보러 오세요. 감사한 일이죠. 1주년이 됐을 때는 한국에 찾아오지 못한 해외 팬들이 영상을 제작해서 주시고, 한글 친필로 편지와 카드를 보내주셨어요. 조금 울컥하더라고요.”
이번 활동의 목표는 역시 전설이라는 그룹을 알리는 것이다. 크게 잘 되겠다는 욕심보다는 이름을 알리고, 전설을 찾아볼 수 있게 만들고 싶단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많다. 제혁은 두 막내 리토와 창선을 SBS ‘정글의 법칙’에 보내고 싶다고 해 웃음을 줬고, 중국 멤버인 로이는 MBC ‘진짜사나이’에 도전하고 싶다며 패기를 드러냈다. 여러모로 장기가 많은 제혁은 실제 tvN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에서 바이올린으로 출연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새 앨범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와 상의 끝에 출연을 미루게 됐다고.
마지막으로 멤버들에게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고 했더니, 다정한 대답이 돌아왔다.
“저희 전설을 남아서 기다려준 분들에게 감사해요. 히어로즈, 팬들 이름이 히어로즈인데요. 저희는 되게 자랑스워요. 어디를 가고, 같이 있거나 방송국에 가거나 어디 있을 때 항상 저희에게 힘이 돼 주고, 뿌듯한 히어로즈입니다. 그걸 그렇게 느끼는 것만큼, 팬들도 저희를 ‘내 가수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테니까 기다려주세요.” /eujenej@osen.co.kr
SS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