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라스’ 이지현, 리즈시절 내려놓은 3년차 아줌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8.06 10: 38

걸그룹 쥬얼리에서 외모를 담당하던 가수 이지현이 예쁜 척을 쏙 빼고 결혼 3년 차 아줌마다운 기세를 드러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아줌마라고 보기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남편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풀어놓는 '뽐새'로만 봐선 아줌마의 드센 위력이 전해졌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클럽! 주부요정’편으로 꾸며지며 화려한 가수 생활을 접고 결혼 후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로 살고 있는 슈, 황혜영, 이지현, 자두가 출연했다. 모두 남편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이날 가장 눈길을 모은 사람은 이지현이었다. 그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쿠폰을 모으는 이른바 ‘쿠폰 집착 요정’으로 살고 있었다. 같은 그룹 쥬얼리에 속해있던 미혼 박정아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였다.
이지현은 지난 2013년 3월, 미국 컬럼비아 대학 출신으로 대기업 건설회사 근무하는 김중협 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만난 지 3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결혼에 골인해 화제가 됐었다. “신랑이 ‘훈남’인 것을 까먹고 살다가 주변에 사람들이 하도 ‘잘생기고 멋지다’고 얘기를 해서 인식을 하게 된다”며 “결혼을 하면 얼굴이 필요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인생의 교과서다. 어른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고 초반부터 강력한 멘트로 치고 나왔다.

이지현은 남편과의 첫 만남 계기는 항간에 알려진 볼링이 아닌 골프였다고 밝혔다. “골프모임에서 우연히 한 조가 됐다. 신랑이 그날 아침까지 술을 마시다가 라운딩을 왔더라. 공이 잘 안 맞으니 아침에도 술을 마셨고 그래서 제게 돈을 많이 잃었다. 저는 돈을 받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 돈을 드렸다. 그날 이후 연락이 닿지 않다가 어느 날부터 연락을 자주하게 됐고, 결혼으로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어느 덧 이지현을 위한 ‘부부클리닉’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지현이 술을 즐기는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면, 4명의 MC들과 게스트들이 합세해 그의 말에 동조하거나 해결책을 찾아주는 분위기를 형성해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지현은 “제가 신랑을 바꾸려하면 자꾸 싸움이 되니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살면 언젠가 신랑이 힘과 기력이 달리는 힘든 시기가 오지 않겠나.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을 그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예쁘게 잘 살고 있다면서 혹시나 불거질 오해를 잠재웠다.
그러면서도 부부싸움을 하다 경찰이 출동했다는 일화도 털어놓았다. 운전 중 욱하는 평소 남편의 성격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해 싸움이 잦았다는 것. 당시 누군가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둔 이지현이 한 남자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임산부가 위험하다고 착각,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다이내믹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지현은 “결혼 전에는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고생하고 산 적이 없었다.(웃음)엄마가 되다보니 저는 억척스러운 주부가 되고 싶고 아끼는 제 모습이 뿌듯하다”고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을 개사해 늦게 귀가하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노래했다.
이지현은 미혼 시절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다. 솔직하게 톡 쏘는 말투와 애교 섞인 목소리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주부가 된 요정 이지현도 여전히 귀엽고 애교 넘치는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더불어 한층 솔직해진 입담까지 갖추면서 '라스'를 장악했다.
이지현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이날 발언은 화려했던 가수 생활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애달프고 절절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남편과 아이 둘을 키우며 어느 새 전업주부가 된 아줌마 이지현의 얼굴은 아름다웠다. “그대여 오늘 일찍 와요”라고 노래한 이지현의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purplish@osen.co.kr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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