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막장, 편성 안돼요?..문영남 몰락인가 시대 변화인가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8.06 11: 08

시청률 제조기로 불리는 문영남 작가의 신작 '눈물로 피는 꽃'의 KBS 편성이 불발됐다. SBS에 이어 지상파 방송사에서 또 한 번 편성이 불발된 것. 
KBS 측은 6일 “문영남 작가에 대한 신뢰도는 말할 필요 없는 부분이다. 욕심나는 대본이었으나 편성 시점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하던 끝에 아쉬운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작사 드림이앤엠 측도 “작가의 인지도만큼이나 대본이 확실한 작품이기에 지속적으로 편성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조만간 안방극장에서 인사드리게 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연이은 편성 불발은 극성 강한 작품으로 늘 논란의 중심에 섰던 문영남 작가의 작품에 부담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수상한 삼형제’, ‘조강지처 클럽’, ‘왕가네 식구들’ 등 평균 시청률 40%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안방극장의 ‘흥행 제조기’로 불리는 문영남 작가는 동시에 ‘막장계 대모’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함께 지녔기 때문. 

문영남 작가는 매작품 끊임없는 논란을 몰고 온 바 있다. 전작인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자식을 편애하는 엄마와 다양한 인물의 불륜 설정이 끝없이 쌓이면서 시청자의 불만 목소리가 높아졌던 것. 마지막회에서는 무려 30년 후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안방극장을 실소와 탄식으로 물들인 바 있다. 파격적인 엔딩은 문영남 작가이기에 가능했다는 반응도 상당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서도 논란을 먹고 사는 막장 드라마의 공식을 입증하듯 '왕가네 식구들'은 방송되는 내내 주말극 왕좌를 유지했다. 
이처럼 막장드라마는 논란과 시청률을 함께 지닌 양날의 검과 같은데, 그간 드라마의 일방적인 전개에 답답해하던 시청자가 이제 자발적으로 작가에 대한 퇴출운동 서명까지 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식을 벗어나는 드라마를 방영하는 방송사의 부담감도 커지게 됐다. 시청자의 불만 목소리에 과거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해명하던 방송사도 이제 시청자와 흐름을 함께 하는 분위기다. 
MBC는 지난 4월 더는 임성한 작가와 계약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근 4년간 임성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방송했던 MBC는 비윤리적인 가치관을 주입하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 방송될 때마다 시청률 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불통으로 일관한 바 있는데, 새로운 입장을 전하며 이목을 끌었던 것. 
이후 임성한 작가는 은퇴를 발표했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은 '임성한 월드'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임성한'이기에 가능한 드라마의 극적 구조로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개연성이 부족한 자극적인 전개를 이어가는 임성한 작가 특유의 대본은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라는 말로 모든 설명을 대신했다. 하지만 이같은 '막장'에 대한 시청자의 거부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져갔고, 문제적 드라마를 패러디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시청률의 제왕'이 막장드라마의 구조를 비트는 코미디로 시청자에 환영을 받기도 했다. 
한 방송사 PD는 막장 드라마에 대해 "시청자를 설득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작가 마음대로 글을 쓰는 것은 오만이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한 바 있다. 최근 TV 외에도 모바일, PC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이 시청자에게 호평을 끌어내는 가운데서, 시청률을 잡기 위한 '막장 드라마'라는 승부수가 여전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jykwon@osen.co.kr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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