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매력의 개그우먼 12인이 뭉쳤다.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여성 개그우먼들의 ‘섹드립’에 전원 폴댄스까지 배웠단다. 개그계나 예능에서도 남성 개그맨들의 파워가 센 현실이지만, 그 와중에도 개그우먼들의 공연이 네 시즌이나 이어올 수 있다는 점은 쉽게 간과하기 어려운 성과다.
오미영 연출자는 7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코믹컬 '드립걸즈 시즌4'(이하 '드립걸즈4')의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공연에 대해 “요즘에는 MSG처럼 자극적인 공연이 많다. 그런데 저희는 원재료 자체가 자극적인, 청량고추 같은 그런 매운 맛을 낸다. 캡사이신이 아닌 땡초의 맛을 가져서 훨씬 깔끔한 공연이 될 것 같다”고 자랑했다.
또 “어느 공연에서도 여자가 주인공이 돼 전체 공연을 끌고 가는 경우가 없는데 여성들의 파워를 볼 수 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개성 강한 개그우먼들이 모였기 때문인지 제작발표회 현장은 떠들썩했다. 그 중에서도 종종 연예면의 1면을 장식하는 안영미나 김영희 등은 자신들을 둘러싼 이슈들에 대해 유쾌한 응답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영희는 지난 6일 라디오에서 언급해 화제가 된 후배 개그맨 임우일에 대해 다시 고백한 것이 아니라며 “전의 일을 리바이벌 했는데 그게 마치 한 번 더 고백한 것처럼 나오더라. 나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 자존심이 있는데 지킬 건 지킨다. 지금은 좋은 선후배 사이다. 손 한번 잡아보면 억울하지 않겠다. 그냥 친한 오빠 동생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안영미와 김미려는 각각 남자친구, 남편이 있는 입장에서 과감한 ‘섹드립’과 폴댄스를 소화하는 것이 주는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재치 있는 답변을 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안영미는 “정착해야한다. 남자친구가 보러 올 걸 생각해서 모든 ‘섹드립’을 박나래에게 토스했다. 그리고 폴댄스에서도 관객과 호흡하는 걸 짰는데 영상을 미리 남자친구 분에게 보여드렸더니 학을 떼더라. 그래서 그것도 급 수정했다. 나도 시집가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김미려는 “우리 남편은 무대에서 똥을 싸도 나를 영원히 사랑할 거다”라며 짧고도 강렬한 한마디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즌1,2,3에 비해 자신의 ‘섹드립’을 줄이고 다른 동료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는 안영미는 ‘섹드립’의 1인자로 박나래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나래에 대해 “정말 더럽다. 신동엽 선배와 술자리가 있었는데 신동엽 선배가 저렇게 더러운 여자 처음 본다고 했다. 저랑 신동엽선배가 손사래를 쳤다”고 폭로해 웃음을 줬다.
개그우먼들의 질펀한 수다가 이어지고 난 후 오미영 연출가는 “(많은 개그우먼들이 모이다보니) 9배쯤 힘든 거 같다. 12명이 한 두 명이 한꺼번에 떠들고, 얘기 주목해서 하기도 힘들고, 저희들끼리는 항상 풀어놓고 있어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즐거운 것을 찾기 때문에 풀어놓고 절제하는 데까지는 쉽지 않은 거 같은데 그러면서 재밌는 게 많다. 연습이 즐겁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드립걸즈4'는 개그우먼들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가 시너지를 발휘하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이 지난 시즌들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드립걸즈4'는 대한민국의 3대 개그프로그램의 여성 멤버들이 총출동한 19금 코믹멀티쇼. 안영미, 김미려, 박나래, 최정화가 골드팀, 허안나, 김영희, 안소미, 박소라가 레드팀, 맹승지, 홍현희, 홍윤화, 이은형이 블루팀으로 활약한다. 오는 15일부터 11월 1일까지 영등포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eujenej@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