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화, 김희애, 이영자에 이어 이제는 황석정과 김용건까지. 김영철의 개인기 도전은 끝이 없는 듯하다. 그는 ‘나혼자 산다’에 합류한 기념으로 새로운 개인기를 선보이며 ‘개인기 자판기’다운 면모를 뽐냈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신입 멤버들을 환영하기 위해 강원도로 캠핑을 떠난 무지개 회원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특히 이날 김영철과 강민혁은 신고식을 위해 개인기를 준비하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벌써 데뷔 17년차 개그맨인 김영철조차 “떨려서 잠을 못 잤다. 예능하는 사람이지만 떨린다”라며 송은이에게 조언을 구할 정도.
하지만 역시 17년 내공은 하루아침에 쌓인 것이 아니었다. 막상 방송에 들어가자 김영철은 물 만난 고기처럼 오디오를 채웠다. 여기에는 그의 주 특기인 성대모사가 큰 몫을 했다. 이날 전현무는 평소 친분이 있는 걸스데이 소진에게 전화를 걸어 “‘나혼자 산다’가 강원도로 놀러가고 있다. 시간되면 놀러와라”고 초대했다. 전현무에게 전화를 받아든 김영철은 “나야. 영자 언니다”라며 이영자인 척 메소드 연기를 펼쳤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멤버들이 숨넘어갈 듯 웃음을 터뜨린 것은 물론.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감춰왔던 끼를 작정하고 펼칠 수 있는 ‘신고식’이라는 무대가 마련됐기 때문. 김영철은 먼저 성공적으로 마술쇼를 마친 강민혁에게 “뭘 그렇게 많이 준비했냐. 나는 다음 달에 회원하겠다”라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괜한 투정이었다. 그는 곧 자신의 차례가 되자 여태까지 했던 개인기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기대를 모았다.
이어 그가 꺼내든 회심의 카드는 황석정 성대모사였다. 김영철은 황석정 특유의 걸걸한 목소리와 하이톤의 웃음소리를 따라했지만 멤버들의 반응은 썰렁 그 자체. 결국 그는 김용건 흉내내기라는 두 번째 카드를 꺼내들어야 했다. “대부님은 미스터 입술이시죠”라며 입술을 까뒤집은(?) 그의 모습에 황석정을 비롯한 멤버들은 쓰러졌고, 주인공인 김용건은 이를 애써 외면하다. 썰렁한 반응에 자칫 기가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데뷔 17년차 개그맨다웠다.
이번 김영철의 합류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광규를 마지막으로 원년 멤버가 모두 하차하며 ‘나혼자 산다’가 본래의 색깔을 잃었다는 비난이 자연스레 그에게 돌아간 것. 하지만 이날 방송을 통해 본 그의 모습은 수많은 경력에도 자만하지 않고 신입 멤버답게 노력할 뿐이었다. 지금은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생긴 선입견을 잠깐 접어둔 채, 앞으로 김영철이 ‘나혼자 산다’에서 멤버들과 어우러져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지켜봐줄 타이밍이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 jsy901104@osen.co.kr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