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코믹 액션 '베테랑' 흥행 기세가 심상찮다. 개봉 첫 날 '암살'과 '미션임파서블5'를 저격하고 박스오피스 선두로 나선 이 영화는 날이 갈수록 매출액과 관객 점유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입소문을 타는 흥행작의 전형적인 패턴이 '베테랑'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베테랑'은 7일 하루 동안 47만7506명을 동원해 2위 '암살' 27만3561명(누적 817만), 3위 'MI5' 23만4300명(누적 401만)을 누르고 3일 연속 선두를 질주했다. 총 관객 수는 벌써 132만명. 개봉 첫 주말을 거치고 나면 손익분기점에 육박하는 250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 스코어다.
이로써 오장육부가 다 시원해지는 통쾌 상쾌 액션 코미디 '베테랑'은 올 여름 대전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당초 영화인들이 '암살' '협녀' 'MI5' 삼파전에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 등이 다크호스로 나설 것으로 예측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베테랑'의 현재 관객 동원 추이와 반응은 오히려 여름대전 최종 집계에서 활짝 웃을 우승후보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2015년 여름, 대작들이 맞붙은 흥행 대결은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 '도둑들'에 이어 2연속 천만영화를 노리는 최동훈 감독의 야심작 '암살'은 벌써 8부 능선을 훌쩍 넘고 안정권에 들어선 상황. 여기에 할리우드 흥행 보증수표 톰 크루즈가 내한 이벤트까지 펼치며 홍보한 'MI5'도 꾸준한 수요로 500만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출격 대기 중인 후발 주자들의 내공도 만만치않다. 당장 한효주의 팔색 매력이 돋보이는 로맨틱 코미디 '뷰티 인사이드'가 20, 30대의 열렬한 기대 속에 개봉 대기중이고 이병헌-전도연-김고은의 사극 대작 '협녀'도 곧 막을 올린다. 이번 여름 시즌의 특징은 어느 작품 하나 만듦새와 재미에서 빠지지 않고 웰메이드로 나왔다는 사실. 개봉일 선두로 나선 '베테랑' 조차도 후발 주자들의 도전에 방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그 와중에 기대되는 게 바로 최동훈-류승완, 두 천재 감독의 기록 달성 여부다. 최동훈 감독은 전지현-이정재-하정우-오달수를 전면에 내세운 '암살'로 '도둑들'에 이어 사상 초유의 2연속 천만영화 연출이란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젊어서부터 한국 액션영화의 대가로 이름을 날렸던 류승완 감독은 늘 쏟아지는 호평과 달리 흥행과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베를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황정민-유아인-오달수-유해진 주연의 이번 '베테랑'은 그의 어느 작품보다 더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파다했던 터고, 개봉 첫 날부터 관객들이 몰리면서 생애 첫 천만영화 등극을 노리게 됐다.
특히 류 감독의 가파른 상승세는 놀라울 따름이다. 신작 '베테랑'을 통해 그는 지난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한국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한 액션 키즈가 얼마나 크게 성장했는지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짝패'에서 자신이 주연까지 맡아 한국판 쿠엔틴 타란티노의 솜씨를 마음껏 뽐냈던 류감독은 이제 40대의 초입에 들어서며 완숙한 명장의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베테랑'은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베테랑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작품. '부당거래' 등으로 류승완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황정민이 베테랑 광역수사대 서도철 역을, 유아인이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