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팬이라는 이름의 시어머니들, 약일까 독일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8.08 10: 31

한국 대중문화산업에서 ‘팬덤’은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아이돌 그룹과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는 꼭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팬이 있다. 이들은 스타와 프로그램이 인기를 유지하는 근원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때론 이 같은 극성 팬들은 힘이자 위험 요소가 된다. 스타들에게는 사생활을 쫓는 일명 ‘사생팬’이 존재하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극성을 넘어 악성 팬들이 만드는 일이 많다. 스타를 지지하는 팬이 악성 팬으로 돌아서는 순간, 그 끝도 없는 집요한 공격에 스타들의 가슴은 멍들고 있다.
인기 프로그램을 비롯한 콘텐츠에 열광하는 팬덤 역시 아이돌 그룹의 팬덤의 적극성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1등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들이 가진 자부심은 타 콘텐츠에 대한 적개심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팬덤이 강한 프로그램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다. 10년간 장수한 이 프로그램은 팬덤의 절대적인 지지와 이런 고정적인 팬덤을 시기 질투하는 이들이 대립각을 세우며 논란의 씨앗이 되고 있다. ‘무한도전’이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팬덤에 있다.
이 같은 팬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은 프로그램이 성장하는 원동력이지만 팬덤이 독이 되는 경우는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심상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발걸음을 뗄 때마다 조심스럽고, 사소한 논란도 커지는 것은 고맙지만 때론 부담스러운 팬덤의 영향이 크다.
올 하반기에 방송될 tvN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은 웹툰의 어마어마한 인기가 독이 된 경우다. 출연자들은 웹툰 속 등장하는 인물과 어울리느냐 어울리지 않느냐를 두고 융단폭격을 당하고 있다. 출연자들은 첫 방송은 물론이고 첫 촬영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명 ‘치즈 인 더 트랩’과 ‘시어머니’를 합친 ‘치어머니’들에게 온갖 날선 지적들을 받으며 부담감을 안고 있다.
물론 ‘치즈 인 더 트랩’만큼 놀라운 화제성을 가진 드라마도 없다. 이 드라마보다 소위 말하는 센 배우가 등장하는 드라마도 이 만큼 온라인 화제성에 있어서 폭발력을 가지지 못한다. 제작진으로서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인기 스타, 그리고 프로그램에 있어서 팬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이들의 사랑이 있기에 존재하고, 더 큰 도약을 하기 때문. 그래도 때론 상당히 무거운 짐으로 여겨질 때도 있어 보인다. 너무 인기가 없어도 고민, 많아도 고민이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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