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쇼미더머니4’, 진짜 ‘리스펙트’를 보여줘야 할 때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8.08 11: 14

 ‘리스펙트(Respect)’. ‘삑-’ 소리로 묵음처리 되는 욕설을 빼고 ‘쇼미더머니4’ 방송 중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아닐까. 심지어는 ‘리스펙트’라는 음원이 AOMG 팀에서 나오기도 한 바다. 그런데 실제 ‘쇼미더머니4’ 속 래퍼들의 서로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피 튀기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서로를 경계하고 깎아내리기 바쁜 상황의 연속이다.
이해는 된다. 살아남으려면 상대방을 거칠게 ‘디스’ 해야 하는 디스 랩 배틀이나, 서로의 마이크를 뺏어 나의 시간을 만들어야했던 ‘사이퍼 미션’ 등의 대결방식이 만들어낸 상황일 수도 있다. 솔직한 리얼한 가사로 진정성을 추구하는 ‘힙합정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진짜 리스펙트를 보여줘야 할 때다. ‘디스전’을 마무리하고 프로듀서들과 관객 앞에서 진짜 경연 무대를 꾸며야하는 라운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번 라운드에서 패하면 프로듀서들과 함께 방송에서 빠져야 한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무대이고,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공연이기 때문에라도 서로의 스테이지를 응원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 시즌4’에서는 래퍼들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 모습이 그려졌다.
제작진은 앞서 버벌진트와 산이가 한해의 합격, 블랙넛의 탈락을 번복한 ‘껀수’를 활용, 래퍼는 물론 프로듀서들 간의 디스전을 만들어내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앞서 이미 탈락했던 블랙넛이 합격하고, 한해가 탈락하는 판정 번복이 있었다. 제작진은 이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며 분량을 뽑아내고, 다른 팀 프로듀서들과 래퍼들이 산이를 ‘산이머니’ 버벌진트를 ‘번복진트’라고 디스하는 내용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송민호 VS 블랙넛’의 대결구도에 힘을 실렸다. 방송 초반부터 제작진은 이 매치업에 공들여왔던 바.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서로를 ‘디스’할 이 메인 매치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팀 디스 배틀에서 맞붙은 이들 사이에는 불꽃이 튀었다.
이미 한해를 상대로 랩을 준비하고 연습했던 송민호는 산이&버벌진트의 판정 번복으로 이틀 만에 다시 랩을 새로 쓰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그는 "너무 화가 난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배틀이 미뤄졌고,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감정이 상한 양 팀은 싸움을 하듯 디스 랩 대결을 펼쳤다. 블랙넛과 송민호의 배틀이 메인이벤트. 그런데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이 경연에서 또 한 번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에는 블랙넛의 태도 때문. 그는 먼저 송민호를 디스 하는 랩을 선보이면서 개 흉내를 내며 그의 다리를 물었다. 이후 송민호가 랩을 시작하자 죽부인을 들고 와 바닥에 베고 눕기도 했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이 이 같은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나선 것.
앤덥과 붙은 마이크로닷은 마이크를 집어던지고 상의를 탈의하며 앤덥과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두 사람은 당장이라도 주먹이 오고 갈 것 같은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1차 본 경연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다른 양상이었다. 경쟁자의 리허설 무대와 본 경연 무대를 보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사 속 ‘디스’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관객들과 함께 즐기려는 진짜 공연의 참맛이 살아났다.
‘쇼미더머니4’ 제작진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등의 경쟁 상황들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연출로 흥미를 유발, 오밤중에도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모으고 있다. 경쟁의 묘미를 극대화 시키고 절묘한 편집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킬은 전매특허다. 그런데 이제 제작진도 각 팀들의 진짜 공연에 집중하면서 좋은 무대들을 연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진짜 ‘리스펙트’를 보여 줘야할 때다.
한편 이후 이어진 1차 본 경연에서는 박재범&로꼬 팀의 릴보이와 지코&팔로알토 팀의 송민호가 맞붙었다. 여기서 패한 래퍼는 팀 프로듀서와 다함께 탈락하게 된다. 치열한 경연을 펼친 두 팀은 다음 주 결과 발표를 받을 예정이다./joonamana@osen.co.kr
'쇼미더머니4'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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