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여자친구 유주와 '복면가왕' 7월의 크리스마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8.09 08: 43

아이돌의 숙명일까. 보이그룹과 걸그룹 소속 가수들이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편견이 바로 '가창력'에 대한 것이다. 일찌감치 탄탄한 가창력을 인정받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돌 치고'라는 틀에 묶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면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붙곤 한다.
이런 의미로 요즘 방송계와 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다. 특히 의도치 않게 오랜 공백기를 가지고 있는 가수나 아이돌들에게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다. 프로그램 출연 한 번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달라질 정도다.
앞서 지난 2월 '복면가왕'이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처음 방송됐을 때는 걸그룹 EXID 멤버 솔지가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직캠' 효과를 보면서 역주행을 기록한 EXID지만, 대부분의 관심이 직캠의 주인공이었던 멤버 하니에게 쏠렸다. 솔지는 '복면가왕'을 통해 데뷔 10년차, 보컬 트레이너로서 명성을 제대로 입증하고 대중적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정규 편성된 후에도 많은 아이돌 출연자들이 '복면가왕'을 거쳐 가창력 재조명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보이그룹 B1A4 멤버 산들과 비투비의 육성재 등도 '복면가왕'을 거쳤다. 산들이야 그동안 뮤지컬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긴 했지만, '복면가왕'을 통해 다시 한 번 진가를 입증했다. 주부 팬층까지 생겼을 정도. 육성재 역시 드라마와 '복면가왕' 출연이 겹쳐지면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최근 가장 눈에 띈 아이돌 참가자는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 멤버 유주였다. 지난 1월 데뷔한 파릇파릇한 신인, 17세 소녀 유주는 지난달 19일 방송된 '복면가왕'에 7월의 크리스마스로 출연했다. 1라운드에서 더네임을 꺾고 준결승전에 진출해 그날 가왕이 된 '노래왕 퉁키'와 팽팽한 대결을 벌였다.
유주가 7월의 크리스마스 가면을 벗었을 때 패널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놀랐다. 아이돌, 그것도 신인 걸그룹 멤버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의 결과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유주는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나 가수 신효범의 '난 널 사랑해' 등 의외의 선곡을 훌륭하게 소화했기 때문에 더 큰 반전이었다는 것. 당시 방송에서 연예인 판정단은 유주의 노래에 "팝가수 제시제이와 견줘도 충분하다"라고 극찬을 보내기도 했다.
사실 유주는 아직 10대지만 탄탄한 가창력으로 유명하다. 중학교 때부터 많은 가요제에 나가 상을 휩쓸었고, 데뷔 전에는 가이드 녹음에 참여하는 등 업계에서 소문난 실력파. 지난해에는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OST '우연히 봄'을 불러 차트에서도 롱런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그동안 얼핏 듣고 넘겼던 탄탄한 실력이 '복면가왕'을 통해 온전히 인정받은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복면가왕' 출연 후 유주에 대한 업계 반응이 더 뜨거워졌다. 걸그룹에 속해 있어 실력을 잘 몰랐다가 '복면가왕'을 계기로 다시 노래 실력을 인정해주는 분위기. 특히 '복면가왕'과 여자친구의 컴백이 맞물리면서 이들의 무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솔지나 산들, 육성재, 유주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복면가왕' 출연을 노리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이들이 이룬 것처럼, 아이돌 가수로서 '복면가왕'에 출연하는 것은 실력을 인정받고 인지도를 높이는데 매력적인 아이템일 수밖에 없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로서는 '복면가왕' 출연이 가창력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프로그램 인기 때문에 인지도를 높이는데도 효과적이지만, 일단 음악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수들 스스로도 출연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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