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정은 복면을 벗어도 역시나 '가왕'이었다. 이정은 후배그룹 놀자와 꽉 채운 무대로 쟁쟁한 가수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우승을 꿰찼다.
경쾌하고 신나는 멜로디가 어우러졌던 무대였다. 8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인순이, 전영록, 현숙 등 7080 당대 최고 가수들의 명곡을 탄생시킨 작곡가 김정택 편으로 꾸며졌다.
첫 무대는 보컬 듀오 투빅이었다. 투빅은 앞서 과거 자신들이 출연했던 '불후' 무대에서 자신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을 못내 아쉬워하며, 이를 갈고 무대에 올랐다. 선곡은 전영록 '하얀 밤에'. 비가 내리는 스크린을 배경으로 풍성한 감성을 폭풍 가창력에 담아내, 2년 5개월만의 '불후' 컴백 신고식을 완벽하게 치러냈다.
두 번째 출격은 에일리로, 인순이의 '이젠 가슴 아픈 말 하지 말아요'를 선곡해 열창했다. 스탠드 마이크를 잡고 무대를 시작한 에일리는, "여러분이 지치고 힘들 때 내가 노래를 불러주겠다"는 말과 함께 특유의 가창력을 쏟아냈다. 바람이 부는듯한 무대 효과가 더해져 여신을 연상케 했던 무대. 다만, 명곡판정단으로부터 414점의 고득점을 얻은 투빅에게는 아쉽게 패했다.
세 번째는 '불후'의 슈퍼루키 세발까마귀였다. 이들은 인순이의 대표곡 '밤이면 밤마다'를 선곡, 자신들의 느낌으로 재해석해 독특한 무대를 꾸며냈다. 쿵쾅거리지 않는 진한 감성이 묻어났으며, 원곡에 없던 랩도 가미시켰다. 이또한 큰 호응을 얻었으나, 투빅의 벽을 넘지 못한 채 퇴장했다.
다음은 '우승후보' 이정&놀자의 무대. 선곡은 전영록의 '불티'였다. 무대를 100% 채운듯한 이정&놀자의 무대에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였다. 앞서 '복면가왕'에서 이정이 보여줬던 폭발적인 가창력이, 놀자의 랩과 퍼포먼스 등과 결합돼 완성도를 배가시켰다. 결국 이정&놀자는 429점을 받아 투빅을 꺾었다.
이어 걸그룹 멜로디데이가 꾸민 무대는 정수라의 '어부의 딸'이었다. 멜로디데이는 마린룩을 한 채 무대에 올라, 귀여운 율동을 곁들여 보는 이를 미소짓게 만들었다. 완급을 조절한 무대와 중간중간 곁들여진 고음, 그리고 랩은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정&놀자가 얻은 고득점은 넘지 못한 채 무대에서 물러났다.
다음 주자는 감성디바 호란. 현숙의 '정말로'를 선곡한 호란은 빨려들것 같은 독특한 음색과 수준급 가창력으로 무대를 꽉 채워 모두를 주목케 했다. 에일리는 이를 '미국의 재즈바'를 들어 비유했고, 황치열은 '캡사이신 창법'이라고 표현하며 박수를 보냈다. 명곡판정단의 심사 결과 이정&놀자에는 패했다.
마지막은 황치열이었다. 황치열은 전영록의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요'로 파이널을 장식했다. 섹시한 허스키보이스로 정열의 탱고 퍼포먼스로 또 한 번 여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마지막 주자 황치열도 이정&놀자의 높은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결국 4연승을 달린 이정&놀자는 이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불후'는 여러 가수들이 다양한 장르의 명곡을 재해석해 부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5분 방송된다. / gato@osen.co.kr
'불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