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이 활약했다. 플레이로는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가 7회전까지 생존함은 물론, 위기의 순간마다 의외의 실력 발휘로 상대방을 물어뜯으며 '갓경훈'에 가까워졌다.
김경훈은 시즌3 출신으로, 당시에도 2회에서 탈락했던 터. 사실상 '왕중왕전'으로 불리웠던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의 대표적인 약체로 꼽혔던 플레이어다. 이는 시즌4가 시작된 초반부에도 이어졌다. 이상민이나 장동민에 휘둘리는 그의 모습은 한 마디로 '역시나'였다.
그런 김경훈이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 시작은 주인으로 모셨던 이상민을 물어뜯고 그를 탈락시켰던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3회전에서 이상민과 데스매치에서 맞붙어 그를 3회전 탈락자로 만들었다.2회 연속 단독우승을 차지했던 강력한 우승후보가 김경훈의 손에 의해서 제거된 것.
그럼에도 이후 김경훈은 또 다시 활약상이 미미했다. 그저 '킹메이커'를 목표로 장동민과 홍진호 등 강자들의 틈바구니를 전전할 뿐이었다. 그런 김경훈이 어느 순간부터 판의 흐름을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이 묻어난다.
앞서 6회전 매인매치 '가넷도둑'에서 생각지도 못한 작전으로 반전을 안겼다. 장동민과 이준석을 오가며 스파이를 자처했고, 최정문의 스파이 활동을 눈치채고 이를 밀고해 의획의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또한 이후 데스매치를 가게 된 이준석에게는 자신이 터득한 필승법을 알려주며 그를 적으로 돌아서는 걸 막아냈다.
지난 8일 방송된 7회전에서도 김경훈은 분명 판을 주도하진 않았지만, 중요한 위치를 선점했다. 어차피 배신이 난무하는 매인매치 '시드포커' 게임을 맞아, 장동민과 홍진호를 오가며 적절하게 이들을 조율하는 역을 자처했다. 또 탈락후보로 지정된 이후에는 침착하게, 그날 배신을 반복했던 최정문을 제거하며 실력을 발휘했다. 2번의 데스매치에서 이상민, 최정문을 제거하면서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데스매치에서 붙고 싶지 않은 상대'로서 각인됐다.
김경훈은 분명 초반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들이 결국 다 의도된 것 아니냐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끈질기게 생존 중이다. 어쩌면 실제로 이 모든 것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고 진짜 발톱을 숨기고 있는 '갓경훈'일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적절한 시기에 '갓경훈'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 어쩌면 지금 장동민 독주 체제를 과감하게 막아내거나, 우승까지 차지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더 지니어스'의 결과는 어찌됐건 예측하지 못하는 데 그 재미가 있는 만큼, 김경훈의 활약은 프로그램에 확실한 활력과 재미를 불어넣었다. / gato@osen.co.kr
OSEN DB, '더 지니어스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