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의 집’ 천호진이 드디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며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종영까지 단 한 회가 남은 이 드라마에서 남은 것은 여기저기 펼쳐져 있었던 관계들이 정리되는 일이다. 불행한 가족사로 이별을 맞이했던 이상엽-채수빈 커플의 재회,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혁, 경수진의 관계 정리도 필요하다. 과연 어떻게 정리될까?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극본 박필주 연출 지병현)에서는 언론 앞에서 자신의 악행을 고백하는 태수(천호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태수는 지완(이준혁 분)으로부터 지완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친구인 상준이 애초, 자신에게 회사를 넘겨주려 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상준은 생전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자신이 죽고 난 후 어머니나 부인이 곤경에 처하게 될까 걱정을 했다. 때문에 그는 변호사를 통해 가장 믿는 친구 태수에게 회사를 넘겨주고 가족을 부탁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준이 죽고 난 후 태수는 기회를 틈타, 상준의 재산을 가로채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가족을 먹고 살려야 한다는 마음과 상준을 향해 갖고 있었던 열등감으로 인해 죄책감은 사라진 지 오래. “어떤 미친놈이 자기 전재산을 친구를 믿고 넘겨? 내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믿을 거 같으냐”던 그도 결국에는 “상준이는 진짜 회사를 물려줄 생각이었을 수 있다”며 옛 친구의 성품, 또 그가 죽기 전 자신의 앞에서 보였던 행동들을 떠올리며 수긍했다.
그 사이 지완은 태수의 아들 현도(이상엽 분)와 화해를 했다. 그는 그간 모아왔던 자료들로 언론을 통해 태수의 비리를 폭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버지 상준이 태수에게 모든 것을 맡기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자신이 모아왔던 태수와 베스트글로벌의 비리 등이 담긴 자료를 현도에게 넘기며 남겼다. 태수에게 회사를 맡기려 했었던 친아버지의 결단을 따르려 한 것. 결국 방송 말미에는 현도 역시 지완을 찾아와 무릎을 꿇고 그간의 잘못을 사과했다.
이어 태수는 경영인 모임의 회장으로 취임하는 자리, 언론의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서 “오늘 이 자리를 앉고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며 상준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답답하리만큼 사람을 잘 믿고, 답답하리만큼 너무 정직한 친구였다. 그 친구의 회사가 바로 제 회사라고 생각하면서 참으로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제가 그 친구의 전 재산을 훔쳤다”며 상준의 재산을 자신의 임의대로 처분, 자신의 회사를 쓰는 데 사용했다고 수십 년 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고백했다.
‘파랑새의 집’은 전반적으로 절대 악이라고 지칭할만한 사람이 없는 착한 드라마였지만, 태수는 그 중에서도 과거의 악행을 저질렀던 것들이 있어 인물들을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런 그가 뉘우치고 자신의 행위들을 낱낱이 고백했다는 것은 괴롭혔던 주인공들에게도 행복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러브라인의 정리가 필요하다. 집안 문제로 헤어졌던 현도와 은수는 이날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며 감정을 나눴는데, 태수의 결정이 둘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완과 영주의 관계 발전도 기대감을 낳는 부분. 두 사람은 양 집안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핑크빛’ 무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그간 말단 ‘미생’으로 태수의 박해 속에 살아온 지완이 새롭게 시작한 일에서 어떤 성공을 이뤄갈지를 보는 것도 마지막 방송의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파랑새의 집'은 취업난에 시달리며 꿈을 포기하고 현실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그들 부모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