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내가 한 번 빠지면 늪 같은 데가 있긴 하지."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셰프 강선우를 연기하는 배우 조정석의 극중 대사. 아마도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으리라. 강선우는 '츤데레' 같은 매력을 발휘하며, '늪' 같이 빠져나오기 힘든 매력으로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늘 구박을 하면서도 결국엔 챙겨주고, 좋아하는 감정을 제대로 숨기지도 못하는 강선우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나봉선(박보영 분)과 봉선에 빙의된 처녀귀신 신순애(김슬기 분)이 모두 빠져드는 것도 이해가 된다. 지나친 매력도 문제긴 문제다.
지난 8일 방송된 '오 나의 귀신님'(극본 양희승 양서윤, 연출 유제원) 12회에서는 비밀연애를 하던 강선우가 나봉선과의 연애를 박력있게 공개하는 모습은 모두를 설레게 만들었다. 레스토랑으로 촬영을 온 방송 스태프가 봉선에게 짜증을 내며 잔심부름을 시키자 "얘랑 사겨요. 그러니깐 함부로 하지 말라"며 말이다. 과연 감동을 안 할 여자가 어디있을까 싶을 만큼의 행동이었다.
봉선은 이런 강선우가 처음보다 더 좋아져 고민에 빠진다. 지금 선우가 자신에게 빠져들어 연인이 되고, 잘 해주는 게 사실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모든 게 순애와 공유했던 일들이고, 순애의 적극적인 모습에 선우가 빠진 것이라 생각한 것. 결국 '이기적이겠다'는 봉선의 고백은 1회를 채 넘기지 못한 채, 자신의 빙의 사실을 털어놓으며 "셰프님이 좋아하는 건 제가 아닌 그 귀신이었다. 죄송하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리며 뛰쳐갔다.
힘든 건 봉선 뿐만이 아니다. 2회 전부터 순애 역시 고달프다. 하루라도 빨리 양기남 선우와 잠자리를 갖고 성불하길 원했던 순애가, 선우에게 설렘을 느끼고 더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에 잠자리를 스스로 거부한 것.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되는 ' 귀신이 감정을 갖게 돼 스스로 혼란스러웠던 순애는 선우와 봉선을 무섭게 질투하는 자신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결국 그렇게 택한 것은 천도제를 통해 이승을 떠나는 것이었다.
선우는 봉선의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채다. 갑자기 여자친구의 입에서 빙의와 귀신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니 당연한 일. 이제 남은 일은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한 강선우가 봉선을 택할지, 아니면 순애와의 일을 떠올려 봉선과 이별할 지가 남게 됐다.
물론 그 와중에도 악귀에 씌인 최성재(임주환 분)로부터 봉선을 지켜내야 할 몫도 있다. 또한 여동생의 다리를 교통사고로 앗아가고, 순애를 죽음으로 떠밀었던 일을 밝혀내는 것 역시 선우의 도움이 크게 필요할 것처럼 보인다. 그것보다 남은 4회 동안 늪처럼 매력있는 이 남자, 강선우에게서 벗어나는 일이 더 어려워 보이지만 말이다. / gato@osen.co.kr
OSEN DB, '오 나의 귀신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