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동상이몽', 드라마보다 유쾌한 반전, 이런 게 꿀잼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8.09 07: 21

‘동상이몽’이 드라마보다 유쾌한 반전을 이끌어냈다. 그것도 막장 없이, 오로지 재미와 훈훈함으로 가득 채운 70분으로 역대급 ‘꿀잼’을 선사한 것.
8일 오후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게임을 한다는 게임중독 엄마가 등장했다. 사연을 보낸 딸과 주인공인 엄마 사이에는 여느 때처럼 팽팽한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분위기만큼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여기에는 게임중독 엄마의 역할이 컸다. 그는 심각한 사연과는 달리 쿨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웃음을 빵빵 터뜨렸고, 심지어 MC 유재석은 “방송 계속 해보실 생각 없냐. 토크가 살아있다”라고 제안할 정도. 관찰 카메라를 통해 공개된 모습에서도 마치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하며 전문 예능인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렇게 모두가 웃는 와중, 웃을 수 없는 단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사연을 보낸 게임중독 엄마의 중학생 딸. 그는 "엄마가 게임을 하고 있을 때는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못하고 포스트잇으로 대화한다"라며 "우리 엄마는 나 대신에 게임 캐릭터를 키운다. 공부에 대해 뭐라고도 안 하고 화장품을 사도 뭐라고 안 해 서운하다"며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한창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사춘기인 중학교 2학년 딸에게는 방송 출연을 결정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였을 터.
이에 패널들의 반응 또한 딸을 편을 들어주는 쪽으로 쏠렸다. 이은경은 "보다보니 엄마가 이기적인 것 같다. 아이가 엄마의 관심을 원하는데도 '아니야. 밥 해줬으면 됐지'라는 식이다. 눈 마주치거나 하는 것들은 엄마가 아니면 못 해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패널들도 마찬가지로 엄마가 게임에 ‘중독’된 것이 맞다며 잘못을 인정했던 상황.
하지만 반전은 그 뒤에 숨어있었다. '동상이몽'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낸다는 기획의도에 맞게 각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본 영상을 번갈아 공개한다. 이날도 역시 딸의 영상에 이어 엄마의 입장에서 바라본 영상이 공개됐는데, 그 내용이 이전까지의 전개를 모두 뒤엎을만한 것이었다.
엄마가 하루 종일 컴퓨터만 한다던 딸의 말과는 달리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 준비부터 설거지, 청소까지 말끔히 마친 후에야 컴퓨터 앞에 앉았다. 또한 딸의 친구들이 집을 방문하자 기꺼이 요리를 해줄 뿐만 아니라, 함께 놀러 가주지 않아 서운하다는 딸의 눈물에 곧바로 게임을 끈 뒤 외출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아이가 6학년쯤 되니까 엄마랑 안 어울리려고 하더라"라며 "내 나이가 50~60살이 돼서도 아이들이 내 옆에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아이들은 점점 멀어질 것"이라며 쓸쓸한 심정을 전하며 게임에 빠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물론 고민의 결과는 서로 조금씩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으로 훈훈하게 끝났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적절한 유머가 더해진 이날 방송이야말로 역대 ‘동상이몽’에 등장했던 사연들 중 가장 ‘꿀잼’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앞으로도 단절된 가족들을 연결시켜주는 다리로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예능으로서 '동상이몽'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한편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 jsy901104@osen.co.kr
'동상이몽'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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