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매직, 태극전사와 손 잡고 첫 우승 '쾌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9 23: 00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태극전사와 손을 잡고 첫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오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북한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최종전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북한전 무승부로 자력 우승은 좌절된 상황. 1승 2무(승점 5)를 기록한 한국은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후 펼쳐진 일본-중국전을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양 팀이 사이 좋게 1-1로 비기면서 뒤늦게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한국은 북한과 중국(이상 승점 4), 일본(승점 2)을 따돌리고 2008년 이후 7년 만에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슈틸리케 감독도 지난해 9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약 11개월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올해 초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까지, 지도자로서 그간의 흑역사를 지우고 탄탄대로를 예고한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989년 스위스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며 지도자의 길을 본격적으로 걸었다. 이후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팀, 독일 U-21 대표팀 감독 등을 역임했지만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클럽 감독직을 맡고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알메리아(스페인), 발트호프 만하임(독일), 시옹(스위스), 알 아라비, 알 사일리아(이상 카타르) 등을 지휘했지만 번번이 쓴맛을 삼켰다. 지난 2011-2012시즌 알 사일리아 사령탑 당시 2부리그 우승을 이끈 게 전부였다.
태극전사들을 만나며 지도자 인생에 꽃을 피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참패 이후 위기의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 태극전사들과의 호흡은 찰떡궁합이었다. '이름값'이라는 색안경을 버렸다. 철저히 실력으로만 선수들을 평가했다. 꽃 피지 못한 원석들이 한없이 빛났다. 이정협(상주)은 대표적인 신데렐라였다.
슈틸리케호 감독은 올해 초 호주 아시안컵서 27년 만에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비상했다. 그리고 젊은 태극전사를 이끌고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정상까지 등반하며 위기의 한국 축구를 되살렸다. 슈틸리케 매직이었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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