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서 열린 '무도 가요제' 발자취 [무도 가요제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8.11 07: 36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벌이는 축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무도가요제'는 2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특급 프로젝트. 지난 2007년 인원과 규모가 협소했던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멤버들과 뮤지션이 처음으로 협업을 시도한 '올림픽대로 가요제', 본격적으로 컬래버레이션을 시작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 '자유로 가요제'까지, 가요제를 향한 대중의 관심과 규모는 나날이 발전해왔다.
회를 거듭할수록 완벽한 가요제로 성장하고 있는 '무한도전'의 가요제에서 도로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접근성이 좋아 서울 전 지역으로 통하고 도심과 지방으로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도로'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장소 선정 배경에 호기심이 생긴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OSEN에 "'무도가요제'는 유명한 곳, 모두가 알만한 곳의 지명으로 이름을 짓는 것 같다"며 "일부러 세련되지 않게 지어서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것 같다. '무한도전'이 평균 이하 남자들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 친숙함으로 편안함을 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 평창에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를 개최한다. 동계 올림픽에 대한 인식을 각인시키고, 주변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한몫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 번째 가요제를 앞둔 시점에서 그간의 '무도 가요제' 역사를 짚어봤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굳이 도로부터 살펴보자면, 강변북로는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고 16개의 한강다리를 통해 강남과 강북을 잇는다. 자동차 전용도로로서 도심 교통을 외곽으로 분산하고 산업물자 수송 및 관광도로 역할을 하는 종합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의미 깊은 곳에서 지난 2007년 해프닝으로 시작한 '강변북로 가요제'는 '무도가요제'의 전신이 됐다. 'MBC 강변가요제'의 명칭을 빌려 가요제로서 시작을 알린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건만 '강변북로 가요제'는 축제의 첫 시도였던 만큼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 못했다. 작곡가 윤일상과 안정훈의 도움을 받았지만 멤버들은 자신이 원하는 장르와 멜로디, 가사로 삶의 애환과 개성이 묻어나는 자작곡을 만들었다.
유재석은 '삼바의 매력', 하하는 '키 작은 꼬마 이야기', 노홍철은 '소녀', 박명수는 'I Love you', 정형돈은 '이러고 있다', 정준하는 'My Way'라는 노래를 불렀다. 멤버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가장 잘 살린 창작곡이다. 가사를 들여다보면 그들만의 특징을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들이 개그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줄 뿐만 아니라 노래로도 큰 웃음을 주는 유일무이한 개그맨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
올림픽대로는 강변북로와 함께 실시간 도로교통정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장소이다. 출·퇴근 시간 가장 길이 막혀 운전자들이 혀를 내두르는 곳이기도 하다. 한강변 남쪽을 따라 37km에 달하는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는 1회와 달리 멤버들이 친한 뮤지션을 직접 섭외해 곡 작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림픽대로 반포지구에서 열린 이 가요제는 한강을 찾은 시민들을 관중으로 총 7팀의 무대가 꾸려졌다. 그간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에어로빅 강사, 댄스스포츠 강사, 정신과 전문의, 돌 아이 콘테스트 출연자 등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큰 웃음을 안겼다.
길과 YB 밴드가 호흡을 이룬 안 편한 사람들의 '넌 멋있어', 노홍철과 노브레인이 함께 한 돌브레인의 '더위먹은 갈매기', 정준하와 애프터스쿨이 뭉친 애프터쉐이브의 '영계백숙', 제시카가 피처링한 박명수의 '냉면', 정형돈과 에픽하이 삼자돼면이 부른 '바베큐', 전진과 이정현이 듀엣을 이룬 카리스마팀의 '세뇨리타', 유재석과 타이거 JK 윤미래 부부가 손잡은 퓨처라이거의 'Let's dance' 등이 무대에 올려졌다. 이날 대상을 받은 퓨처라이거는 상품으로 '음악중심' 출연 1회권을 획득해 멤버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서해안고속도로는 서울과 전남 목포를 잇는 길이 341㎞의 고속도로로,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긴 고속도로다. 아름다운 관광지와 연결되며 서해안시대를 맞이한 고속도로의 개통은 교통량 분산과 지역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11년 충남 서해안 고속도로에 위치한 행담도 휴게소에서 열린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현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그 해 가요제는 기존 멤버들(길, 하하, 노홍철, 박명수, 유재석, 정형돈, 정준하)과 이적, 10cm, 바다, 정재형, 스윗소로우, 지드래곤, 싸이가 파트너를 이뤄 재기발랄한 무대를 선사했다. 처진달팽이(유재석 이적)의 '압구정 날나리'와 '말하는대로', 철싸(노홍철 싸이)의 '흔들어 주세요', GG(박명수 지드래곤)의 '바람났어', 파리돼지앵(정형돈 정재형)의 '순정마초', 바닷길(길 바다)의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센치한 하하(하하 10cm)의 '죽을래 사귈래'와 '찹쌀떡', 스윗 콧소로우(정준하 스윗소로우)의 '정주나요' 등 밝고 신나는 노래가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를 통해 가수 정재형과 그룹 10cm가 인지도를 높였다. 직설적이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노랫말은 10cm의 매력인 악동스러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정형돈은 정재형에게 '예능 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고 특유의 웃음소리도 잘 살려냈다. 이들이 만든 곡은 자신들의 색깔을 온전히 지키면서도 대중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2013년 '자유로 가요제'
 
'강변북로 가요제'의 초라하고 소박했던 규모는 4번째를 맞이하며 화려한 축제로 탈바꿈해 그간의 세월을 함께 해온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보답했다. '자유로 가요제'는 2013년 10월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3만 5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하우두유둘(유재석 유희열)의 'Please Don't go my girl'과 '댄스왕', 거머리(박명수 프라이머리)의 'I Got C', 형용돈죵(정형돈 지드래곤)의 '해볼라고', 세븐티핑거스(하하 장기하와 얼굴들)의 '슈퍼잡초맨', 병살(정준하 김C)의 '사라질 것들', GAB(길 보아)의 'GAB', 장미하관(노홍철 장미여관)의 '오빠라고 불러다오', 전체곡 '그래 우리 함께'까지 총 9곡이 소개됐다. 자유로 가요제의 최대 수혜자는 그룹 장미여관이었다. 이른바 '더티 섹시'라는 콘셉트로 음악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다 대중적인 '무도가요제'에 초대되면서 일약 예능 대세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육중완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개그맨 못지 않은 예능감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편 자유로가 개통됨에 따라 행주대교에서 임진각까지 소통이 좋아져 30분만에 달릴 수 있게 되었으며, 신도시에서 서울 방향으로 통행하는 차량의 일부를 흡수함으로써 교통량을 분산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5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영동고속도로는 우리나라의 서해안과 동해안을 횡단하는 대표적인 고속도로이며 이 도로가 개통됨으로써 강원지방의 자원개발 사업이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또한 지방 특산물과 고랭지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시장권도 크게 확대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 '무도 가요제'는 우리나라 대표 도로를 장소로 선택하며 대중성과 친숙함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또 한 번의 파란을 예고했다.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는 GD&태양, 윤상, 박진영, 아이유 등 최고의 라인업만큼 다양한 장르와 최고의 퀄리티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멤버들이 함께 음악 작업을 할 뮤지션을 고르고 가요제에서 부를 노래를 만드는 구성이 익숙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멤버들의 적응 과정과 그들이 택한 뮤지션의 작업 모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재미를 안겼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 온 뮤지션들이 개성 강한 멤버들을 만나 좌충우돌하고, 결국 서로에게 익숙해지며 특성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다.
오는 13일 평창에서 열리는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는 황태지(황광희 태양 지드래곤)가 첫 무대를 꾸미고 박명수와 아이유, 자이언티와 하하, 윤상과 정준하, 유재석과 박진영, 밴드 혁오와 정형돈의 순서로 무대에 오른다. 이제 이틀 뒤 평창에서 가요제를 즐기는 일만 남았다./ purplish@osen.co.kr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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