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여행해도괜찮아', 취업준비? 여행에서 찾은 삶의 행복[첫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8.11 06: 58

여행을 떠나면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될까. 20대 취업준비생들의 스페인 여행기를 통해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지난 10일 오후 첫 방송된 tvN 교양 '여행해도 괜찮아'는 스페인으로 떠날 사람들을 선발하기 위해 면접시험이 진행되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면접관으로 나선 작가 겸 방송인 손미나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분, 경제적인 여유가 없음에도 긍정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봤다"고 선발 기준을 밝혔다. 총 1500명이 지원한 가운데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5명만이 선발됐다.
첫 번째 지원자 정혜리(23) 씨는 딱딱한 분위기 속에 긴장을 해서인지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5남내의 장녀로 취업준비하랴 집안 살림을 도맡아하랴 해외여행을 꿈꾸지 못했다. 이날 엄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물부터 뚝뚝 흘렸다. 각각의 지원자들은 준비해온 독특한 소개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했다.

최종 선발된 15명은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해 밝은 미소로 제작진을 반겼다. 커피숍 알바생 최진주(22)씨는 "잠을 못 자서 아침에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았는데 이렇게 모이니 생각이 안 난다"고 여행을 떠나는 기쁜 심경을 전했다. 이어 로봇 연구가 이동철(33)씨도 "항상 조급하게 생각하려는 욕심이 있었다. 생각의 전환을 할 기회가 없어서 이번 여행으로 여유를 찾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외여행은 처음이라고 밝힌 프리랜서 이슬기(25)씨는 "공항 리무진을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정씨는 "저는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눈치를 보고 얼굴도 빨갛게 된다. 이번 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제작진은 목포에 사는 혜리 양의 집을 찾았다. 일찍 아버지를 여읜 탓에 그는 엄마와 함께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동생들은 장녀의 수고로움에 고마움을 표현하며, 스페인으로 떠날 채비를 도왔다. 혜리 양은 일하는 엄마를 위한 준비물을 꼼꼼하게 적어놓기도 했다. 첫째 딸로서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희생했고, 한편으로는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 조숙희(45) 씨는 "딸에게 미안하다. 자고 있으면 깨우라고 하는데 마음이 아파서 못 깨우겠다"며 딸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집안 살림과 취업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녀. "여행은 나를 되돌아보고 쉴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갔다 오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튿날 스페인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 도착한 15명의 학생들은 휴양도시 롤렛데마르 마을을 시작으로 스페인 정복을 시작했다. 따뜻한 햇살과 반짝이는 모래알, 낯선 풍경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이들은 스페인 전통음식 하몬, 전채요리 타파스를 먹었고 메인 요리 파에야로 대미를 장식했다.
여행 멘토로 나선 손미나는 "20대는 가난한 게 정상이다. 마음이 힘들었던 시절에 돌연 스페인으로 떠났고, 어느 갑부 할아버지가 제게 '젊은 사람이 이런 얼굴을 하면 안 된다'면서 3박4일 동안 호텔에 재워주는 호의를 베풀어주셨다. 그는 '나에게 갚을 생각을 하지 말고 내가 너에게 해준 것처럼 너도 나눠주고 살아라'고 말했다"며 학생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건넸다. 학생들은 손미나의 응원을 받으며 나홀로 스페인 여행을 시작했다.
어차피 인생은 오르막길이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왜 살아가야 하는지 이유를 생각할 시간 따위 조차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미래를 위해 행복을 저금하지 말고, 여행을 통해 현재를 즐기면 진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이들이 스페인 여행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여행해도 괜찮아'는 각자의 사정으로 한 번도 여행을 떠나지 못했던 이들이 모여 손미나와 함께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는 교양 프로그램이다. 월요일 오후 7시 40분 방송./ purplish@osen.co.kr
'여행해도 괜찮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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