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우리 시대 영웅이 떴다. 결핍이 있어 더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미세스캅’과 ‘용팔이’가 그렇다.
SBS 평일드라마가 나란히 왕좌에 올랐다. 배우 주원이 맹활약 중인 수목드라마 ‘용팔이’는 2회 만에 시청률 15%를 넘보며 올해 방송된 평일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희애가 주연하는 월화드라마 ‘미세스캅’ 역시 지난 10일 방송된 3회에서 MBC ‘화정’을 제치고 1위를 했다. ‘미세스캅’의 1위는 ‘화정’과 시청률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아직까진 불안하지만 그래도 소시민의 영웅을 다룬다는 점에서 두 드라마가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영웅 탄생기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의 시청 특성상 두 드라마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용팔이’는 동생 때문에 거액의 돈이 필요해서 불법 왕진을 하는 의사의 이야기. 돈이라면 무슨 일도 하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생명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미세스캅’은 애 엄마이자 경찰인 ‘아줌마 경찰’의 이야기. 가족을 돌봐야 하는 엄마이자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는 경찰의 사명감 속에서 갈등을 하는 모습이 주된 줄기다.
두 드라마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완벽한 인물들이 아니다. 할리우드 영웅 영화에 나오는 인물처럼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은 아닌데, 시청자들의 아픈 구석을 감싸는 힘이 있다. ‘용팔이’에서 돈만 바라보는 것처럼 오해를 받는 김태현(주원 분)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하는 ‘바보 의사’고, ‘미세스캅’에서 사회악 척결에 힘을 쓰는 경찰 최연진(김희애 분)은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열정적인 ‘아줌마 형사’다. 두 인물 모두 한가지의 결핍 요소가 있고, 이 결핍 요소는 의사, 형사 인생의 발목을 잡는 이유가 된다. 태현에게 동생, 연진에게는 딸이다.
이 같은 치명적인 약점, 그리고 이 약점에도 생명을 구하고 사회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의사와 경찰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뿌듯하게 만든다. 그래서 ‘용팔이’와 ‘미세스캅’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완벽하지 않지만, 자신보다 남을 생각하는 영웅들의 이야기에 안방극장을 빠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우린 영웅을 기다리게 하는 갑갑한 현실에 놓여있고, ‘용팔이’와 ‘미세스캅’이라는 현실과 판타지 경계에 놓여 있는 영웅의 등장에 반색하고 있다. / jmpyo@osen.co.kr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