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의 강렬한 포문을 책임졌던 살인마 남상혁.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인 상혁을 연기한 배우는 연극과 뮤지컬계가 인정한 신예 이재균(25)이었다.
이재균은 지난해 연극상으로 저명한 ‘제51회 동아연극상’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의 부족’으로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아직 20대 중반이지만 이 어린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하는 상이었다.
이재균은 ‘미세스캅’에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상혁을 소름끼치게 연기했다. 경찰 최연진(김희애 분)과 대립각을 세우며 그야말로 악역 중에 악역을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섬뜩한 광기 어린 눈빛을 보이다가, 정작 벼랑 끝에 몰린 순간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기적인 모습은 안방극장의 가슴을 여러 번 치게 만들었다. 그만큼 이재균의 연기가 뛰어났다.
그는 11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상혁을 연기한 후 가족, 지인들이 제 웃는 모습을 보며 무섭다고 하더라”라면서 “‘미세스캅’ 출연 후 눈빛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나쁜 사람을 연기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재균은 “상혁은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면서 “대본을 읽고 센 캐릭터를 밝게 표현하면 더 무서울 것 같아서 감독님과 상의해서 밝게 표현을 했다. 마치 살인을 게임처럼 생각하는 인물로 연기했다”라고 상혁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설정했는지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상혁의 가장 섬뜩한 장면은 2회에서 나왔다. 상혁이 연진과 동료들에게 쫓겨 옥상까지 온 후 감형을 위해 자수를 하겠다고 나선 장면. 사람을 여러 명 죽여놓고 뻔뻔하게 감형을 바라는 상혁의 파렴치한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그는 “그 장면을 대본으로 본 후 생각난 것은 상혁이 ‘숨바꼭질을 하다가 마치 술래에게 잡힌 것’과 같이 여겼다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공포탄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표정을 일부러 과하게 연기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재균의 섬세한 연기 설정과 뛰어난 연기는 ‘미세스캅’의 초반 인기 몰이의 이유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상혁이 욕을 많이 먹는다는 것은 내가 의도한대로 결과물이 나왔다는 뜻인 것 같다”라면서 “친형이 드라마를 보고 지나가다가 돌 맞겠다고 말을 하더라. 성공한 것 같다”라고 뿌듯해 했다.
그는 현재 드라마와 영화 가리지 않고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재균은 “연기가 정말 재밌다”라면서 “정말 작품을 가리지 않고 즐겁게 연기를 하고 싶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 jmpyo@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