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랩배틀을 방불케 하는 송윤아와 김서형의 살벌하면서도 웃긴 디스전이 펼쳐진다.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 제작 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에서 극중 라이벌관계인 송윤아와 김서형 간의 자존심을 건 불꽃 튀는 설전이 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송윤아와 김서형은 각각 진상필(정재영 분)의 선임보좌관 최인경과 백도현(장현성 분)의 최측근인 홍찬미 의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는 상황. 마주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대는 이들의 쫄깃한 기 싸움은 보좌관과 국회의원 신분에 걸맞지 않게 너무나도 유치하고 그렇기에 더욱 인간적이다. 특히 말 한마디조차 지지 않는 찰진 입담 대결은 서로의 자존심을 박박 긁어대며 정치고수들의 번외 대결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지난 8회 방송에서 홍찬미가 먼저 '이적행위자', '프락치'라고 약 올리며 최인경을 도발하자 최인경은 백도현을 찾아가 눈물 흘리던 창피한 과거사를 찌라시에 까발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당황한 홍찬미가 "보좌관 주제에...보자보자하니까 보자기로 아냐"며 속사포 랩을 쏘아대자 최인경은 "오냐 오냐하니까 까불고 있다"며 완벽한 라임을 맞추며 마치 랩배틀을 하는 듯한 말발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 난 최인경과 홍찬미는 입장이 뒤바뀐 ‘톰과 제리’를 연상시킨다. 과거 대선캠프의 기획부팀장이었던 최인경과 당원신분으로 일일이 그녀의 지시를 받아야만 했던 홍찬미는 이제 보좌관과 국회의원으로 그 신분이 역전되며 대갚음 찬스를 맞이한 것.
맛깔나는 대사 소화력 뿐만 아니라 패션과 스타일에서도 대결구도가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국회 상위 1%의 막상막하 미모대결을 펼치는 이들은 패션에서만큼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최인경은 주로 모노톤의 차분하고 포멀한 오피스룩으로 전문성과 능력에만 집중하는 모범생 스타일을 고집하는 반면 홍찬미는 칼라풀한 원색 의상과 파스텔톤의 페미닌룩으로 상황에 맞춰 신뢰성을 강조하거나 때로는 여성성을 과하게 어필하면서 스타일마저도 전략의 일부로 활용하는 여우같은 매력을 과시한다.
드라마 관계자는 "정재영과 장현성의 불꽃튀는 공천전쟁이 메인매치라면 송윤아와 김서형의 번외대결은 정치인라는 다소 무겁고 진중한 주제에서 벗어나 허당스러운 반전매력과 순발력 넘치는 개그코드로 극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어셈블리’는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 '진상남'에서 카리스마 '진심남'으로 탈바꿈해가는 유쾌한 성장 드라마.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9회는 12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jykwon@osen.co.kr
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