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C 夜유회' 더도말고 덜도말고 정형돈만 같아라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08.12 07: 13

역시 '4대천왕'은 아이돌과 함께 있으니 강했다. '국민 MC' 없이도 훨훨 날았다. 자칫 늘어지고 어수선해 질 수 있는 생방송의 묘미도 살리며 1시간을 풍성하게 채웠다. 개그맨 정형돈을 영입한 FNC엔터테인먼트의 신의 한 수가 빛을 발했다.
11일 오후 11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네이버 V앱 스페셜 라이브쇼 'FNC 夜유회'에는 FNC엔터테인먼트 인기 아티스트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엔플라잉 주니엘 AOA가 출연했다. 최근 이들과 한솥밥을 먹게 된 정형돈은 진행 마이크를 잡고 예능 후배 겸 회사 선배들을 이끌었다.
초반부터 쉽진 않았다. 자유분방한 매력의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인 까닭에 생방송에 집중하긴 힘들었다. 하지만 정형돈은 '맏형' FT아일랜드부터 '막내' 엔플라잉까지 출연진의 근황을 물으며 긴장을 풀어갔다. 엔플라잉 멤버에게는 롤모델을 물으며 "FT아일랜드냐 씨엔블루냐"는 짓궂은 질문까지 던져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상파 방송과 달리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라이브쇼인 만큼 멤버들은 스튜디오에 매미가 들어왔다며 잡거나 소속사 한성호 대표에 관한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풀며 방송을 이어갔다. 이를 정리하거나 혹은 돋보이게 만드는 것도 정형돈의 몫. 중간중간 "회사를 잘못 들어왔다"고 구시렁거리긴 했지만 누구보다 소속사 선배들을 위하는 그였다. 
그의 열정에 출연진도 점차 보답했다. 씨엔블루 정용화는 생방송에 호응하는 팬들을 위해 쇄골 노출까지 감행하며 남다른 예능감을 펼쳤다. "이 방송을 보는 분들도 맛있게 느끼도록 야식 먹방을 보여 달라"는 정형돈의 주문에 FT아일랜드 이홍기는 냉채족발을 한 입 가득 삼키며 팬들을 만족하게 했다.
 
소속사 대표도 힘을 실었다. 생방송 중 불시에 등장한 한성호 대표는 소속 아티스트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본 정형돈은 분위기를 풀고자 "대표님이 연예인병이 있다"고 농을 쳤고 "대표님의 등장과 동시에 친구들이 얼었다. 가주시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성호 대표 역시 '쿨'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재미를 더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라이브쇼의 피날레는 야자타임이었다. 야자타임의 묘미는 나이 어린 사람이 연장자를 '디스'하는 것. 출연진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으면서 회사 막내인 정형돈은 맛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를 노린 건 FT아일랜드도 씨엔블루도 아닌 AOA 찬미였다.
찬미는 정형돈을 가리키며 "(회사) 막내니까 알아서 잘해"라고 강하게 말했다. 찬미의 센스에 정형돈은 물론 출연자들 모두 웃었다. 방송 시작과 동시에 자신을 "FNC 막내"라고 소개했던 정형돈과 찰떡 궁합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한바탕 웃고 나니 생방송을 마칠 시간이 됐다. 정형돈은 "한정된 시간에 정리 안 된 모습으로 보는 분들이 불편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고 클로징 코멘트를 했다. 그리고는 FNC 아티스트 다 같이 단체 인사를 드리겠다며 대열을 다듬었다.
정형돈이 선택한 마무리 인사 담당은 FNC의 개국공신 이홍기. "한 마디 해 달라"는 말에 이홍기는 "잘하는 친구들이 모인 회사다. 더 열심히 해서 멋있는 아티스트가 모인 회사가 되겠다"고 멋지게 인사했다. 옆에 있던 정형돈은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마지막까지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만약 정형돈이 FNC 소속이 아니라 이날 진행을 맡지 않았다면 시청자들의 만족도는 달랐을지 모른다. 아이돌과 함께 최강의 '케미'를 이루고 생방송에서도 빛을 발한 정형돈의 진가는 분명 '국민 MC' 유재석 이상이었다. /comet568@osen.co.kr
FNC 夜유회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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