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미세스캅' 김희애, 형사도 맞춤옷…'연기 베테랑'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8.12 07: 14

김희애가 맞춤옷을 입은 듯 강력계 형사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그야말로 '연기 베테랑'이라는 단어가 딱 적합한 배우다.
김희애는 '미세스캅'(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에서 노련하고 능수능란한 수사력, 세상을 끌어안는 따스함, 산전수전 다 겪은 능구렁이 같은 뻔뻔함까지 겸비한 아줌마 형사 최영진을 맡고 있다. 데뷔 이래 단 한 번도 도전해본 적 없는 역할에 생겨났던 초반 우려는 단 4회 방영만에 말끔하게 씻겨져 나갔다.
드라마 속 형사들이 지나친 정의감에 사로잡혀 악당을 응징하는 것과 달리, 최영진은 실제 딸을 둔 엄마로서의 모성애를 바탕으로 자리잡은 따스한 인간미가 이형사 최영진의 모든 행동의 근원이 된다. 때문에 억지스러움도, 거부감도, 없다.

억울하게 타살이 자살로 꾸며진 한 연예인 지망생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그 아이의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위로하기 위해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고, 마침내 진범을 색출했다. 그 과정에서 거대 세력인 재벌가의 저항이나, 검찰의 압박·으름장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난 11일 방송된 '미세스캅' 4회에서도 이같은 이야기가 주축을 이뤘다. 현실에서라면 거짓 자살로 끝났거나, 재벌가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내세워진 대타 범인을 감방에 넣는 걸로 마무리 됐을 사건이 TV 속으로 들어오면서 최영진이라는 형사를 만나게 되면서 완벽하게 해결됐다. 시청자의 좌절과 분노를 풀어주기 충분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었다. 강력계 형사로의 복직에 가장 고민했던 요소가 다름아닌 딸에게 좋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해내지 못함 때문이라는 설정 역시도, 현실의 '워킹맘'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딸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고 함께 껴안고 우는 장면은 보는 이를 뭉클케 만들었다.
전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권력에 맞서는 정의로운 경찰이라는 설정은 최근 개봉한 영화 '베테랑'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스캅'이 비슷한 소재들의 작품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그을 수 있는 것은 단언코 타이틀롤 김희애의 맞춤옷을 입은 듯 몰입한 연기 덕분임을 부정할 수가 없어 보인다. / gato@osen.co.kr
'미세스캅'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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