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가 본보기가 되는 리더십으로 안방에 감동을 안겼다. ‘화정’이 차승원, 김재원이 아니라 이연희가 주인공인 이유가 있었다. 여자이지만, 공주이지만 누구보다 지혜로웠고, 무엇보다 위기에 강했다.
MBC 월화극 ‘화정’은 정명공주(이연희)의 삶을 그리고 있다. 광해(차승원)와 인조(김재원) 시대를 살았던 정명은 그러나 어린시절부터 숱한 고난을 당한다. 왕족 간의 싸움이 한창일때 궁을 도망쳐 나온 정명은 일본 노예와 화기 장인의 삶을 거치며 리더십을 배우게 된다.
인조반정 후 인조의 무능력한 치세에 직언을 아끼지 않았던 정명. 급기야 자신이 직접 정치에 나서면서 인조 측근 김자점(조민기)과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11일 방송에는 이괄(유하복)의 난에 직면한 궁의 모습이 그려졌다. 인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멘붕’에 빠졌고, 정명은 후금과의 전쟁 때 활약했던 조총부대를 재정비해 이괄에 맞설 것을 조언한다.
하지만 김자점은 인조에게 조총부대가 광해 사람들이니, 인조에게 총을 겨눌 것이 분명하다며 정명을 견제했다. 갈대처럼 흔들리던 인조는 결국 궁과 백성을 버리고 피난길에 올라 무능한 왕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에 반해 정명은 인조와 다른 길을 선택함으로써 좋은 리더십의 예를 제시햇다.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정명. 군사정변에도 끝까지 궁에 남아 자신의 사람들을 지켰다. 또한 이괄에 맞서 품위를 잊지 않으며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 동안 공주로 태어난 것이 아까울 정도로 과감한 결단과 현명한 판단을 보여줬던 정명. 이날 역시 인조와 전혀 다른 행보로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안겼다.
만약 정명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로 태어나 인조 대신 왕위에 앉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화정’을 보면서 매우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 bonbon@osen.co.kr
‘화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