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힘이 놀랍다. ‘집밥 백선생’에서 소개 된 식재료는 방송 다음날이면 판매량이 급증하고 품절되기 일쑤다. 뿐만 아니다. 그가 소개한 요리를 만들어 본 시청자들은 각종 SNS 업로드는 물론, 평소 요리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마저 그의 요리를 보고 따라 해 보았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이쯤 되면 가히 ‘국민 쿡방’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수많은 ‘쿡방’ 중에서도 유독 ‘집밥 백선생’이 시청자들을 움직이는 힘은 대체 무엇일까.
우선, 백종원의 요리는 쉽다. 지난 11일 ‘집밥 백선생’에서는 ‘국민 식재료 콩나물의 일품요리 변신기’라는 주제로 콩나물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 비법이 소개됐다. 이날 백종원은 콩나물 불고기에 사용할 소스로 지난 방송에서 만들었던 닭갈비 소스를 활용했다. 그가 1:1:1:1:1 소스를 언급하자, 제자들은 그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줄줄이 나열했다. 굳이 복습하지 않아도 저절로 레시피가 머릿속에 남아있을 정도로 쉬운 백종원의 요리는 요리불능 제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백종원의 요리는 친절하다. 그는 아주 사소한 팁까지 전수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평소 요리에 취미가 있는 이들에게는 지나치게 친절할 수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요리의 기본을 가르친다. 이날 역시 백종원은 다양한 팁을 전수했다. 국과 찌개에 파, 고추 등 부재료를 넣기 직전, 국이 끓어올랐을 때 마늘을 넣어야 마지막 국물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마늘 넣는 완벽 타이밍을 전수하기도 하고, 콩나물을 비린내 나지 않게 삶으려면 뚜껑을 닫거나 계속 열어놓거나 해야 한다며 알려준다. 또한 그는 제자들이 생애 처음으로 끓인 콩나물국을 맛보며 간은 끓이기 전과 끓인 후 마지막에만 봐야 간이 짜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요리 초보들이 흔히 하기 쉬운 실수에 유용한 팁을 잊지 않는다.
한편 백종원의 요리에 ‘반드시’란 없다. 요리 초보들은 특히나 정해진 레시피에서 재료가 하나라도 빠지면 지레 겁을 먹고 요리를 포기하고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그런 이들에게 백종원의 레시피는 얼마든지 유연성 있는 대처가 가능하다. 얼큰 콩나물찌개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그런 그의 요리법은 빛이 났다. 간을 맞추기 위해서 무엇을 사용하면 좋을지를 묻는 그의 질문에 제자들은 진간장, 국간장, 소금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고, 이에 백종원은 간은 다 된다며 답을 했다. 집에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최소한의 재료를 활용해 간을 맞추라는 백종원의 말은 요리에 대한 부담감을 잊게 만든다.
백종원은 ‘집밥 백선생’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을 일반 분들도 쉽게 해서 음식이 먼 것이 아니고, 그로 인해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매 회 새롭지만 낯익은 소재로 식재료에 대한 소개부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까지 꼼꼼하게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요리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하는 백종원의 방식은 성공적인 듯하다. 온 국민이 ‘요리 불능’에서 벗어나는 그 날까지 ‘집밥 백선생’이 계속되길 바래본다.
한편, 요리불능 네 남자의 끼니해결 프로젝트 ‘집밥 백선생’은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생활 밀착 예능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 / nim0821@osen.co.kr
tvN ‘집밥 백선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