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투혼, 4년 전 류현진 떠올리게 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12 13: 03

한화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가 KBO리그 데뷔와 함께 괴물 투수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완투승에 이어 완봉승으로 데뷔 2경기 완투의 임팩트를 남긴 것이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6일 대전 LG전 9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 완투승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로저스는 11일 수원 kt전에도 9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아예 완봉승을 따냈다. 데뷔와 함께 2경기 연속 완투는 KBO리그 34년 역사상 최초의 기록으로, 로저스가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한화 투수가 2경기 연속 완투를 한 것도 실로 오랜만의 일이다. 가장 최근 한화 소속으로 2경기 연속 완투한 투수는 역시 '괴물 투수' 류현진(LA 다저스)이다. 류현진은 지난 2011년 4월26일 목동 넥센전 8이닝 2실점 127구 완투패 이후에 4일을 쉬고 나선 5월1일 대구 삼성전에 무려 134구를 던지며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바 있다.

현재 KBO 경기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한대화 당시 한화 감독은 지금도 그 때를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한 감독은 "원래 7회까지만 던지게 할 생각이었는데 삼성에서 배영수가 8회에도 올라왔다. 현진이 본인이 8~9회까지 계속해서 던지겠다고 하더라. 8회부터 가슴이 아리더라. 애가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지고 답답해서 내가 다 죽겠더라"고 떠올렸다.
당시 한화는 심각한 전력난으로 리그 최하위에 떨어지며 헤맬 때였다. 에이스 류현진은 불펜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책임감을 보였다. 127구와 134구로 5일 사이에 261개의 공을 던지며 투혼을 불살랐다. 그해 한화는 에이스의 투혼을 발판 삼아 공동 6위로 마치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무대로 진출했고, 그를 끝으로 2경기 연속 완투 투수는 나오지 않을 듯했다.
하지만 4년 만에 한화에서 2경기 연속 완투 투수가 나왔으니 그 이름이 바로 로저스다. 로저스 역시 류현진처럼 4일 휴식을 간격으로 두고서도 지치지 않는 투구로 연속 완투에 성공했다. 투구수는 116구와 108구로 총 224개. 4년 전의 류현진에 비해 오히려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로 거뜬한 모습을 자랑했다.
로저스 역시 2경기 연속 스스로 완투 의지를 보이며 지친 불펜의 부담을 덜어줬다. 데뷔전 완투승 다음날 한화 김성근 감독은 "7~8회까지만 던지게 하려 했는데 본인이 115개까지 던지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kt전 완봉승 이후 로저스는 "투구수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팀을 위해 경쟁력 있는 투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팀을 위해서이다.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로저스 데뷔 직전까지 5연패에 빠져있었지만, 그 이후 5경기에서 4승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6위 SK에 1.5경기차 앞선 5위로 순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류현진을 떠올리게 하는 로저스의 2경기 연속 완투가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 기세다. 한화가 마지막 가을야구를 경험한 2007년, 당시 한화의 에이스가 바로 류현진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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