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판석 인턴기자]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도둑들'에 이어 또 다시 천만 스코어를 달성했다. 이로써 최동훈 감독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2연속 천만 흥행을 달성한 유일무이한 감독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 그리고 천만 관객이라는 이 2개의 공통 분모를 빼고나면 '도둑들'과 '암살'은 다른 점도 명확했다. 캐릭터의 호칭, 연출과 편집, 그리고 액션신의 비중에서 확연하게 갈려진 두 영화의 차이를 꼽아봤다.
# 별명 대신 실명
‘도둑들’에서는 오프닝부터 ‘마카오박’, ‘팹시’, ‘예니콜’, ‘뽀빠이’, ‘씹던껌’, ‘잠파노’등 캐릭터들만의 별명이 강렬하게 등장하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번 영화 ‘암살’에서는 역사물이지만 실존 인물인 김구와 김원봉 이외에 대다수 허구의 인물이 등장한다. ‘속사포’ 조진웅과 ‘하와이 피스톨’ 하정우 이외에는 특별히 별명이 부각되지 않는다. 영화 속 조승우가 연기한 김원봉의 대사처럼 “우리도 언젠가 잊히겠죠”라는 말과 함께 허구의 인물들이지만 항일무장투쟁을 했던 그들의 실명을 존중해주고자 했던 최동훈 감독의 의도가 엿보인다.
# 줄어든 플래시백
영화 ‘암살’에서는 이정재의 배신을 밝히는 장면 말고 플래시백이 거의 쓰이지 않았다. 전작 ‘도둑들’에서 ‘마카오박’ 김윤석이 보석을 훔치는 과정이나 ‘뽀빠이’와 ‘팹시’ 사이에 있었던 과거를 밝힐 때도, 심지어 김수현과 전지현 사이에 미묘한 기류를 설명 할 때도 플래시백이 등장한다. 최동훈 감독만큼 한국에서 플래시백을 잘 사용하는 감독은 없다. 그런 장점을 살리지 않았던 것은 최동훈 감독이 친일파인 강인국을 죽이려는 임무가 흘러가는 역사적인 순간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뜻이다.
# 액션 보다 고증
최동훈 감독의 전작 ‘도둑들’에서는 와이어 액션과 다이아몬드인 ‘태양의 눈물’을 금고에서 빼내는 강탈씬 그리고 첸 역을 맡았던 임달화와 ‘씹던 껌’ 김해숙의 카 체이싱 장면등 인상 깊은 액션 씬이 등장한다. ‘암살’에서는 액션보다 고증에 더 힘을 실은 모양새다. 1930년대 모습을 재현하며 중국 상하이 처둔 세트장과 경기 고양시에 세트를 지어 주유소와 미쓰코시 백화점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같은 시대적 배경을 택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도 이 세트를 탐낼 정도로 잘 지은 세트였다는 후문이 있다. 최동훈 감독이 역사물이고 항일 무장투쟁을 다룬 만큼 고증과 재현에 있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pps2014@osen.co.kr
'암살' 스틸(위), '도둑들' 스틸(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