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데 야속하게 내리는 비만큼 찝찝한 날씨는 없다. 막히지 않는 지하철은 없다. 평창이다. 교통대란과 날씨지옥이 예고된 ‘무한도전’ 가요제가 드디어 오늘(13일) 막이 오른다. 제작진의 당부대로 2주간 기다린 후 안방극장에서 편안하게 시청하기에는 성질이 급하고 이 프로그램을 크게 사랑하는 시청자들이 평창으로 향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가요제가 13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군 동계올림픽 스키점프경기장(알펜시아 리조트 스키점프대)에서 열린다. 이미 잘 알려진대로 출연자들이 화려하다. 웬만한 가요 시상식에서도 보기 힘든 조합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유재석&박진영, 박명수&아이유, 정형돈&밴드 혁오, 정준하&윤상, 하하&자이언티, 광희&지드래곤&태양이 무대에 오른다.
# 왜 가요제를 보러 평창에 가야 하나
‘무한도전’은 지난 6주간 가요제 준비과정을 방송했다. 본 방송은 오는 29일이다. 가요제가 끝나고 2주를 기다려야 만날 수 있다. 제작진은 대중교통으로 찾아오기 쉽지 않은 장소라는 점, 더운 날씨인데다가 비까지 온다는 이유를 들며 안방극장에서 시청하길 당부했지만, 이틀 전부터 경기장 앞에 텐트를 친 관객이 있을 정도로 벌써 열기가 뜨겁다.
이는 2년에 한 번만 볼 수 있는 ‘무한도전’의 믿고 보는 특집이기 때문. 여기에 출연 가수들의 면면이 역대급이라는 점이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무한도전’은 지난 2007년 인원과 규모가 협소했던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멤버들과 뮤지션이 처음으로 협업을 시도한 '올림픽대로 가요제', 본격적으로 컬래버레이션을 시작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 '자유로 가요제'까지, 가요제를 향한 대중의 관심과 규모는 나날이 발전했다.
올해는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 평창에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를 개최한다. 동계 올림픽에 대한 인식을 각인시키고, 주변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한 몫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요제 장소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공익성이 강한 국민 예능다운 행보다.
# 즐거운 무대를 위한 기다림은 필수
일단 가요제 무대 순서는 이미 정해졌다. 광희, 지드래곤, 태양이 첫 무대를 꾸민다. 박명수와 아이유, 자이언티와 하하, 윤상과 정준하, 유재석과 박진영, 밴드 혁오와 정형돈의 순서로 무대에 오른다.
사실 공연 시간은 2시간 남짓. 허나 서울을 기준으로 평창까지 밀리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3시간가량이 걸린다. 가는 것은 그렇다 쳐도 문제는 공연 직후 빠져나오는 게 큰 산이다. 2년 전 자유로 가요제 당시 자유로를 빠져나오는데 3시간가량 걸린 것을 감안하면 영동고속도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끈적끈적한 몸과의 사투를 벌여야 한다. 선착순 입장을 위한 기다림은 공연 시작 전부터 지치게 만들 수 있다. 간단한 간식과 마실 물은 필수다. 자칫 잘못 하다가 탈수 증상으로 쓰러질 수 있다. 축제를 보러 갔다가 뉴스에 자신의 사연이 공개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안전, 또 안전...축제보다 중요한 안전
제작진은 최대 3만 명이 모이는 공연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다년간의 공연 개최 경험이 있는 ‘무한도전’, 그리고 야외 공연을 숱하게 진행한 MBC 제작진의 내공이 깃들어 있는 가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관람석은 1층 스탠딩과 2, 3층 좌석으로 구분된다. 18세 이하 관람객, 어린이와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은 현장에서 안전요원들이 2, 3층 좌석이 우선 배치된다. 제작진은 현장에 수많은 안전 요원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진이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관객의 적극적인 협조다.
그동안 4차례의 가요제 중 장소가 사전에 공개돼 사람이 몰린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와 자유로 가요제에서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1등 예능인 ‘무한도전’을 사랑하기 때문에 찾아온 1등 시청자라는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일 터다. 이번에도 제작진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지시 사항을 잘 지키는 성숙한 관람 예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MBC 제공